– 찐프엉꽌씨 “성적표 형편없어 기대 안 했는데”… “목적의식·정직함이 핵심”
“미국에서는 2.99점으로 졸업도 못하는 성적인데 설마했죠.”
베트남 출신 찐프엉꽌 (Trinh Phuong Quan·34) 씨가 회상하는 스탠포드대학교 (Stanford University) 합격 당시 심경이다. 4점 만점에 겨우 2.99점. 수강 과목의 절반 이상이 B나 C학점이었던 그가 세계 3위 명문대 스탠포드에서 50% 장학금까지 받으며 석사과정을 마쳤다.
꽌씨는 2023년 스탠포드 토목환경공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이전에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에서 지속가능설계 석사, 호찌민시건축대학교(Ho Chi Minh City University of Architecture)에서 건축학 학사를 취득했다.
그의 대학 시절은 결코 모범적이지 않았다. 2009년 그의 대학이 10점 만점에서 4점 만점 체계로 바뀌면서 교수들이 기존처럼 엄격하게 채점하는 바람에 대부분 B, C 학점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선배들이 ‘성적은 중요하지 않고 기술과 실무 경험만 있으면 된다’고 해서 공부에 집중하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후회됩니다.”
2022년 초 스탠포드 지원을 준비하면서도 기대하지 않았다. 세계 대학 순위 3위, 미국 대학 순위에서 꾸준히 4위 안에 드는 명문대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로나19 이후 GRE(대학원 입학시험) 면제로 학부 성적표와 목적진술서, 영어 능력 증명만 제출하면 됐다.
하지만 꽌씨에게는 나름의 전략이 있었다. 성적은 낮았지만 졸업석차 상위 5%라는 증명서를 첨부한 것이다. 건축설계상 10개 수상 경력과 아시아 명문대인 싱가포르국립대 성적표도 함께 제출했다.
“교수들은 대학마다 채점 기준이 다르다는 걸 이해합니다. 맥락을 명확히 설명하는 게 중요해요.”
목적진술서에서는 자신의 인생사나 고난보다는 지속가능 건축에 대한 전문적 관심사와 스탠포드 커리큘럼이 자신의 경험과 미래 목표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명확히 서술했다. 1년 만에 과정을 마치고 빨리 현장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꽌씨가 가장 강조한 건 ‘정직함’이었다. 입학위원회는 경험 많은 교수들로 구성돼 있어 거짓말을 금세 알아챈다는 것이다.
“짧은 온라인 강의를 정식 대학 과정인 것처럼 포장하거나, 100명 규모의 작은 동아리 활동을 글로벌 리더십 경험으로 과장하는 지원자들이 있어요. 거짓이 들통나면 아무리 뛰어난 성과가 있어도 탈락할 수 있습니다.”
그는 베트남 학부 학위만으로도 세계 최고 대학 석사과정에 진학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영어 능력도 IELTS 7.0이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지금 그는 GPA의 중요성을 절감한다고 말한다. “성적은 학생의 성실함, 규칙성, 시간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지표입니다. 학업 성공에 필수적인 자질들이죠.”
그의 성공담은 성적이 전부가 아니라는 희망을 주는 동시에, 목적의식과 정직함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무엇보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그 프로그램이 어떻게 도움이 될지를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합격의 열쇠였다.
현재 꽌씨는 베트남에서 지속가능 건축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며 후배들의 해외 진학을 돕고 있다.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길은 반드시 있습니다.”
– Vnexpress 2025.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