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odore John ‘Ted’ Conrad(테드 콘래드)는 1969년 1월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Society National Bank 지점에 입사했다. 금고 담당 직원으로서 현금 보관 구역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재직 8개월 동안 동료들은 그를 모범적인 직원으로 평가했으며, ‘키가 크고 잘생겼으며 영리하다’고 묘사했다.
친구들의 증언에 따르면, 콘래드는 평소 Society National Bank의 보안이 허술해 돈을 빼내기 쉽다고 여러 차례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1968년 영화 The Thomas Crown Affair에 심취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화는 260만 달러 규모의 은행 강도를 저지른 부유한 사업가가 스릴을 즐기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수사 당국은 이 영화가 콘래드에게 범행 동기를 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범행 이전 이 영화를 수차례 반복 관람한 것으로 파악됐다.
치밀하고 대담한 절도
1969년 7월 11일 금요일, 콘래드의 20번째 생일 다음 날이었다. 그날 오후 그는 친한 친구와 점심을 함께한 뒤 주류 판매점에서 위스키 한 병과 담배 한 보루를 구입했다.
은행으로 돌아온 그는 금고 안으로 들어가 총 21만5,000달러(현재 가치 약 180만 달러)에 달하는 지폐 뭉치를 식료품 쇼핑백에 집어넣었다. 위스키와 담배를 그 위에 올려놓은 채 퇴근 시간에 맞춰 태연하게 은행을 빠져나갔다.
콘래드는 은행 부행장 중 한 명과 20분간 대화를 나눈 뒤 보안 구역을 유유히 통과해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는 자신의 아파트에 들러 작은 가방에 짐을 꾸린 뒤 택시를 타고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은행이 그의 결근을 인지하고 금고를 점검해 도난 사실을 확인했을 때는 이미 그가 자취를 감춘 뒤였다.
52년간의 도주
수십 년에 걸친 추적에도 불구하고 콘래드는 끝내 체포되지 않았다. 그는 가명을 사용해 미국 내 다른 지역에 정착했으며,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삶을 영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조차 그의 진짜 신분을 알지 못했다.
콘래드가 암 진단을 받고 임종이 가까워지자, 그는 비로소 가족에게 자신의 본명과 과거를 고백했다. 2021년 그가 사망한 이후 수사 당국은 유가족의 제보와 DNA 분석 등을 통해 그의 신원을 최종 확인했다. 1969년 이후 52년 만에 미국 최장기 지명 수배 사건 중 하나가 마침내 종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