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당국이 신축 아파트에 내용연수(사용 기한)를 도입하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베트남 부동산 시장의 투자 패러다임과 가격 구조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3일 베트남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응우옌찌히에우(Nguyễn Trí Hiếu) 글로벌 재정·부동산 시장 연구개발원장은 당 결의안 제21호(Nghị quyết 21)에 담긴 아파트 내용연수 지정 방침과 관련해 “부동산 시장의 게임 법칙이 지금부터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의안 지침에 따르면 향후 신축되는 아파트는 건물 구조 연한에 따라 사용 기한이 설정되며, 기한이 만료되면 소유주가 규정에 따라 재건축을 위한 재정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토지에 대한 공동 사용 권리는 유지되지만, 아파트 건물 자체는 과거 인식처럼 영구히 존재하는 자산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감가상각이 발생하는 소모성 자산으로 재정의된다.
히에우 원장은 아파트 가격이 지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반한 감정적 투자 시대는 지났다며, 향후 투자자나 실거주자는 임대 수익, 대출 이자, 관리비, 수리·보수비 및 향후 재건축 부담금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순현재가치(NPV) 기반의 재무적 계산을 거쳐 구매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은 아파트 노후화 시 주민 동의를 거쳐 재건축 비용을 부담하거나 보상을 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미국은 소유주가 건물 안전에 대해 절대적 책임을 지고 보수·재건축을 시행한다고 소개했다. 히에우 원장은 제도 도입에 따른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연수를 초기부터 명확히 공시하고, 2~3년의 유예 기간을 거쳐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재건축 시 자금 부족 문제는 향후 발생할 임대 수입 등을 담보로 한 은행 대출 상품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고공행진을 이어온 주택 가격을 국민들의 실질 소득 수준에 맞게 하향 안정화하는 데 있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에 따르면 2024년 하노이의 평균 분양가는 ㎡당 약 7,200만 동(VND)으로 전년 대비 36% 급등하는 등 하노이와 호찌민의 주택 가격은 가구 평균 연소득의 25~30배 수준에 달한다. 히에우 원장은 주택 가격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투기 세력을 차단하고 지방정부의 인프라 재투자를 위한 부동산세 도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