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글라데시 정부가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인도에 도피 중인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공개 행사에서 연설을 예고하자, 인도 정부에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샤마 오바이드 이슬람 방글라데시 외무부 차관은 “우리는 인도에서 도피 중인 피고인들의 발언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훼손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도와 함께 미래 지향적 접근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인도는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하시나 전 총리가 아들 사지브 와제드 조이와 함께 오는 5일 화상 연결을 통해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해당 행사는 남아시아 외신기자클럽이 방글라데시 대학생 시위 2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자리다.
이슬람 차관은 또 하시나 전 총리를 비롯해 그가 과거에 이끈 옛 여당 아와미연맹(AL) 지도자들이 인도 영토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를 그동안 인도 측에 반복해서 전달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5일 행사를 인도 정부가 주도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필요할 경우 방글라데시가 외교 채널을 통해 이번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외무부는 방글라데시 정부의 요구와 관련해 아직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두 차례에 걸쳐 총 21년간 집권해 ‘독재자’로 불린 하시나 전 총리는 2024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 유혈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같은 해 8월 사퇴한 뒤 인도로 피신했다. 이후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된 그는 지난해 11월 방글라데시 다카 법원에서 열린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현재까지 인도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