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름이 약 1,000km에 달하는 초대형 슈퍼태풍 ‘바비(Bavi)’가 대만과 중국 본토를 향해 접근하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최고조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심부의 초강력 강풍과 거대한 비구름대를 동반한 이번 태풍으로 인해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되는 등 대규모 피해가 우려된다.
10일 아시아 기상 당국 및 외신 종합 보도에 따르면, 슈퍼태풍 바비는 9일 대만 동남쪽 해상에서 시속 약 200km의 가공할 만한 위력을 유지한 채 북상 중이다. 태풍의 영향권 조밀도는 지름 1,000km에 달해 프랑스 영토 전체의 가로 너비와 맞먹는 크기다. 중국 국립기상센터는 태풍 바비가 대만 북부 해상을 스치듯 통과한 뒤 오는 11일 저녁 중국 푸젠성에 정식 상륙할 것으로 예보했다.
대만 중앙기상청의 제이슨 창 예보관은 “현재의 거대한 규모가 유지된다면 바비는 1987년 이후 대만에 영향을 미친 태풍 중 가장 거대한 크기가 될 것”이라며 최근 수년간 이 정도로 비대해진 태풍은 매우 드물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기상 매체 아큐웨더(AccuWeather) 역시 이번 태풍이 현재의 파괴력을 유지한다면 2024년 슈퍼태풍 ‘콩레이’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강타한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상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의 결합으로 인해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태풍이 태평양을 건너는 동안 막대한 에너지를 축적해 이처럼 이상 비대화됐다고 지적했다.
태풍의 직접 사정권에 든 국가들은 전방위적인 비상 정국에 돌입했다. 대만 북동부 쑤아오(Suao)항에는 수백 척의 어선이 긴급 피항했으며, 주민들은 모래주머니를 쌓아 가옥을 요새화하고 농민들은 강풍이 불기 전 서둘러 조기 수확에 나섰다. 앞서 또 다른 태풍 ‘마이삭’의 피해를 수습 중이던 중국 본토 역시 바비의 상륙 예보에 방역 및 재난 통제 수위를 최고 등급으로 끌어올렸다. 이미 마이삭으로 인해 광시 지역이 침수되고 후베이성에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극심한 상태다.
일본 오키나와현 정부 역시 태풍 진로권에 포함됨에 따라 토사 붕괴와 폭풍우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항공(JAL)은 태풍의 직접적 영향권에 드는 10일 하루 동안 오키나와 노선을 중심으로 총 48개의 국내선 항공편을 선제적으로 취소했으며, 이로 인해 약 7,610명에 달하는 승객들의 발이 묶였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태풍 연구원은 “바비는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기류 에너지를 머금고 있어 해안가에 도달할 때의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며 “경로가 미세하게만 바뀌어도 피해 면적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대피 체계 가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