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올해 상반기 베트남을 찾은 관광객 규모에서 세 번째로 큰 송출 시장으로 올라섰다. 러시아 관광객은 약 74만3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가까이 늘어, 상위 10개 국제 시장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3일 오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베트남을 찾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1천220만 명을 넘어 14.9% 늘었다. 이 중 중국과 한국이 여전히 선두를 지켰으나, 회복세가 가장 인상적인 것은 러시아발 관광객이었다.
반년 만에 러시아 시장 규모는 여러 전통 시장을 넘어섰고,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한 해 전체 수준마저 웃돌았다. 러시아는 유럽에서 베트남 최대 관광객 시장이기도 하다.
시장별로는 중국이 270만 명(-1.1%)으로 1위, 한국이 210만 명(-2.1%)으로 2위였고, 러시아가 74만2천 명(+186%)으로 3위에 올랐다. 이어 대만 63만8천 명(+1.3%), 미국 52만9천 명(+18%), 캄보디아 50만8천 명(+41.2%), 인도 49만1천 명(+45.6%), 일본 44만1천 명(+12.3%), 필리핀 36만4천 명(+67.6%), 호주 33만6천 명(+22%) 순이었다.
이번 급증은 2026년 러시아인의 국제 관광 흐름의 일부로 평가된다. 여행 전문지 트래블 앤드 월드투어(Travel and World Tour)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인의 해외여행은 전년 대비 16% 늘어 2천만 건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베트남은 합리적 비용과 편리한 비자 정책, 친근한 여행 환경이 어우러진 ‘빛나는 별’로 꼽혔다.
응우옌 띠엔 닫(Nguyễn Tiến Đạt) AZA트래블 대표는 러시아가 베트남과 오랜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전통 시장이라며, 현재 베트남의 경쟁력은 최대 45일 관광 무비자 정책과 강하게 회복된 직항·전세기 노선망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은 해수욕과 해산물 미식에서 고부가가치 휴양 서비스까지 이들의 수요를 충분히 충족하면서도 비용은 저렴하다. 러시아 관광객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성수기에는 러시아 각 지역에서 베트남 주요 관광지로 매주 40∼50편의 항공편이 오간다. 비수기에도 매주 15∼20편이 유지된다.
쩐 티 바오 투(Trần Thị Bảo Thu) 비엣럭스투어 마케팅·홍보 이사는 러시아 관광객이 아직 동북아시아나 동남아시아 관광객, 마이스(MICE) 단체처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그룹은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회복 속도와 반등력이 주목할 만한 고객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관광객을 수치만이 아니라 숙박의 질과 체류 기간, 체험 지출액으로 더 중요하게 본다”며 이들이 해변 휴양과 장기 체류, 건강 관리, 현지 문화 탐방, 놀이·오락 상품에 어울리는 고객층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관광객은 단기 체류가 많은 여러 시장과 뚜렷이 구별된다. 서두르지 않고 빡빡한 일정을 선호하지 않으며, 느린 휴식과 바다 공간, 따뜻한 햇살, 휴양 서비스를 우선한다. 이들은 냐짱-깜라인(Nha Trang-Cam Ranh)과 푸꾸옥(Phú Quốc), 무이네(Mũi Né), 다낭-호이안(Đà Nẵng-Hội An)을 즐겨 찾으며, 체류 기간은 보통 7∼14박이다. 일부 전문 그룹은 더 오래 머물기도 한다.
음식 면에서 러시아 관광객은 ‘베트남 음식에 개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선한 해산물과 각종 구이 요리를 좋아하고, 퍼꾸온(phở cuốn)과 고이(gỏi), 열대 과일, 베트남 커피도 즐긴다. 이들은 영어나 러시아어로 메뉴가 명확히 표기되고 서비스가 정갈하며 향신료가 적당히 조절된 식당과 호텔을 선호한다. 닫 대표는 “러시아 관광객은 까다롭지 않은 고객층이다. 좋은 해변과 좋은 리조트만 있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여행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러시아 관광객은 실질적인 휴양 수요를 지닌 그룹으로, 주로 가족이나 커플, 친구 그룹으로 여행하며 연령대는 50세 이상, 특히 은퇴 연령층이 많다. 투 이사는 러시아 관광객이 ‘독특함’을 강하게 요구하거나 까다롭지는 않지만 정보의 투명성과 약속대로의 서비스, 소통 능력이 좋은 가이드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번 만족하면 오래 머물고 추가 서비스를 이용하며 재방문하는 경향이 있다.
베트남을 찾는 러시아 관광객은 현재 정기 직항편, 전세기, 경유편의 세 가지 형태로 들어온다. 이 중 전세기는 깜라인, 다낭, 푸꾸옥, 판티엣(Phan Thiết) 등지로 향하는 해변 휴양 관광객에게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베트남과 러시아 간 항공 연결의 회복·확대는 이 시장의 빠른 성장을 이끈 핵심 요인이다. 베트남항공(Vietnam Airlines)은 올해 기존 노선 외에 모스크바를 포함한 8개 목적지를 잇는 유럽 직항 노선 12개를 열 계획이다.
쇼핑 면에서 러시아 관광객은 일부 아시아 시장 관광객처럼 대량 구매를 즐기지는 않는다. 대신 커피와 캐슈너트, 후추, 차, 수공예품, 손자수 실크, 칠기 등 베트남의 정체성을 담아 선물로 가져가기 좋은 제품과 건강 관리 제품을 선호한다.
한편 모스크바타임스가 지난 2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자국 관광객이 2025년 국제 여행에 약 500억 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사상 최고치(504억 달러)보다는 낮지만 2001년 통계 발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2024년보다 4분의 1 이상(109억 달러) 늘어난 것이다.
러시아여행업협회(ATOR)에 따르면 강해진 루블화와 베트남을 비롯한 열대 국가로의 직항 등 더 편리한 노선의 발달이 성장의 주요 동력이다. 냐짱과 푸꾸옥 휴양 도시로 가는 전세기가 재개된 뒤 2025년 베트남행 투어 판매는 수백 %급증했다. ATOR는 또 대부분의 해외 목적지 가격이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중국과 베트남 등 일부는 오히려 내렸고, 반대로 러시아 국내 휴가는 더 비싸졌다고 지적했다.
트래블 앤드 월드투어는 “합리적 비용과 매력적인 목적지, 친근한 여행 환경의 결합이 베트남을 러시아 관광객이 가장 관심을 두는 선택지 중 하나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