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한 남성이 8일 동안 버틴 끝에 극적으로 구조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4일 베네수엘라 재난대응본부 및 국제 구조대 종합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라구아이라주 카티아라마르의 7층 상업용 건물 붕괴 현장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에르난 힐(43) 씨가 지난 2일(현지시간) 국제 구조대에 의해 안전하게 구조됐다. 힐 씨는 지난주 발생한 연쇄 강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면서 8.6m 두께의 콘크리트와 토사 더미 아래에 매몰됐으나 생존 한계 시간으로 여겨지는 ‘골든타임(72시간)’을 훨씬 넘겨 생환했다.
국제 구조대는 무너진 건물 지하층에 내시경 카메라를 투입해 수색을 벌이던 중, 콘크리트 틈새 사이로 손을 흔드는 힐 씨를 포착했다. 구조대는 즉시 파이프 관을 연결해 수분과 영양제, 필수 의약품을 공급하며 생존 방어벽을 구축했다. 이번 구조 작업에 참여한 칠레 소방대(BoCH)는 건물 구조가 극도로 불안정하고 지속적인 잔해 낙하 위험이 있어 구조 터널을 굴착하는 과정이 매우 험난했다고 밝혔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역시 구조대가 파고 들어가던 진입로가 수차례 붕괴하는 등 밤낮없는 보강 작업 끝에 간신히 구조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유엔(UN) 재난평가조정단 소속 세바스티안 모코르케르 관료는 72시간의 골든타임을 뛰어넘은 이번 생환을 두고 “기적 같은 구조”라고 평가했다. 지진 발생 이후 남편의 사망을 직감하고 절망해 있던 아내 우스비마르 곤살레스 씨는 남편이 영웅처럼 버텨주어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지진은 지난 6월 24일 저녁 베네수엘라 라구아이라주를 진앙으로 발생한 각각 7.2와 7.5 규모의 연쇄 강진이다. 이는 1900년 이후 베네수엘라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으며, 현재까지 2천295명이 사망하고 1만 1천 명 이상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엔은 아직도 약 5만 명의 실종자가 잔해 아래에 묻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지난 1일 저녁을 기해 일주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으며, 세계식량계획(WFP)은 이재민 50만 명에게 삼 개월간 식량을 배급하기 위해 5천만 달러 규모의 국제 사회 원조를 긴급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