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요리 전문점에 들어서면 붉은 고추기름이 흥건한 사천식 생선 요리 '수이주위(Thủy chử ngư)'나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마파두부(Đậu phụ Ma Bà)', 그리고 강한 불에 기름으로 볶아낸 청경채 요리까지 유독 기름을 많이 사용한 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푸짐한 기름 뒤에 숨겨진 비밀”…중국 음식이 유독 기름진 과학적·문화적 이유

출처: VnExpress Travel
날짜: 2026. 5. 21.

중국 요리 전문점에 들어서면 붉은 고추기름이 흥건한 사천식 생선 요리 ‘수이주위(Thủy chử ngư)’나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마파두부(Đậu phụ Ma Bà)’, 그리고 강한 불에 기름으로 볶아낸 청경채 요리까지 유독 기름을 많이 사용한 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단순히 식습관을 넘어 중국 음식에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배경에는 오랜 역사적 경제 상황과 정교한 조리 과학, 그리고 특유의 식사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세계적인 중국 음식 연구가 푹시아 던롭(Fuchsia Dunlop)의 저서 ‘만찬으로의 초대: 중국 음식의 역사(Invitation to a Banquet)’ 및 식품 영양 학계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기름진 식습관은 과거의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비롯됐다. 20세기 후반 중국이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기 전까지만 해도, 특히 농촌 지역의 대다수 주민은 만성적인 식량 부족과 영양 결핍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식물성 기름은 고된 육체노동을 견뎌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필수 칼로리원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음식에 기름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것은 ‘풍요와 대접’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요리에 기름을 듬뿍 넣는 것은 주인의 너그러움과 호의를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이었으며, 이 관행이 세대를 거쳐 전통 식문화의 뼈대로 굳어졌다.

조리 기술 측면에서도 기름은 중국 요리의 핵심인 ‘웍(Wok·둥근 표면의 깊은 냄비)을 이용한 센 불 초고속 볶음’ 공법을 가능하게 하는 일등 공신이다. 주방장들은 고온을 유지하며 짧은 시간 안에 재료를 볶아내야 하는데, 이때 기름은 단 몇 십 초 만에 열을 식재료 전체에 균일하게 전달하는 열전도체 역할을 한다. 기름 코팅막은 강한 열 속에서도 재료 자체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 시킨다. 또한 높은 온도에서 재료가 웍 표면에 들러붙는 것을 방지한다. 요리 마지막 단계에서 기름을 살짝 둘러 윤기를 내는 기술은 시각적 식욕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양념의 향을 가두는 역할도 한다.

기름은 향신료의 매운맛과 풍미를 극대화하는 용매제이기도 하다. 사천 요리나 호남 요리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고추, 후추, 화자오(초피) 등의 매운맛과 향을 내는 성분들은 물에는 녹지 않고 기름에만 녹는 지용성 화합물이다. 기름은 이러한 향신료의 에센셜 오일을 흡수해 요리 전체에 풍미를 퍼뜨린다. 특히 수이주위 같은 요리 위에 두껍게 덮인 기름 막은 외부 공기를 차단하는 단열재 역할을 해 음식을 먹는 내내 따뜻하게 유지해 준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된 중국 8대 요리 학파의 기름 사용량 조사에 따르면, 중국 요리는 평균적으로 식재료 100g당 8.1g의 기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리 시 사용되는 기름의 양과 실제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유입량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던롭 연구가는 중국인들이 공용 접시에 담긴 음식을 젓가락(đũa)으로 집어 개인 접시로 가져오는 전통적인 식사 방식에 주목했다. 음식을 젓가락으로 건져 올리는 과정에서 식재료 표면에 묻어 있던 상당량의 기름과 소스가 접시 아래로 흘러내려 걸러지기 때문이다. 반면 소스를 숟가락으로 떠서 밥 위에 직접 rưới(끼얹어) 먹는 서양식 식습관을 가진 이들은 조리에 사용된 지방을 고스란히 섭취하게 된다. 아울러 중국의 전통 밥상은 기름진 볶음 요리 옆에 항상 맑은 탕(국)이나 찜, 데친 채소와 흰쌀밥을 함께 곁들여 미각과 지방의 균형을 맞추도록 구성되어 있다.

한편, 만성 질환 등 공중보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인들의 ‘기름 사랑’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중국 건강영양조사(CHNS) 및 공중보건 당국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성인의 하루 평균 기름 섭취량은 지난 2015년 43.2g에서 최근 3개년 동안 평균 41.1g 수준으로 점진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수치는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영양 기준치인 25~30g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현재 전국적으로 소금, 기름, 설탕을 줄이자는 이른바 ‘삼감(Ba giảm)’ 청렴 식생활 캠페인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대도시의 많은 현대식 레스토랑들도 조리법을 찜이나 데치기 등으로 선회하고 메뉴판에 음식별 칼로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담백하고 건강한 웰빙 식단으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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