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남부 칸호아(Khanh Hoa)성 디엔토(Dien Tho) 마을에 거주하는 80세의 판 카인 바(Phan Khanh Ba) 어르신이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며 지역 사회와 가족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평범한 농부였던 바(Ba) 어르신은 이제 전국 각지의 대회를 누비는 베테랑 러너로 변신해 건강한 삶의 표본이 되고 있다.
바(Ba) 어르신의 마라톤 여정은 지난 2022년 아들이 참가한 퀴논(Quy Nhon) 지역 대회에 동행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수천 명의 러너가 뿜어내는 열기와 관중들의 환호에 매료된 그는 자신도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5km 코스로 시작해 10km를 거쳐, 현재는 21km 하프 마라톤 코스까지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말 칸호아(Khanh Hoa)성 냐짱(Nha Trang) 시에서 열린 전국 마라톤 선수권 대회에서 바(Ba) 어르신은 21km 코스를 3시간 6분 만에 완주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그의 활기찬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용기를 선사했다. 그는 자신의 비결에 대해 “특별한 것은 없다, 그저 꾸준함(Persistence)일 뿐”이라며 웃어 보였다.
어르신의 이러한 열정은 가족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다. 처음에는 건강을 우려했던 아들 판 호앙 응우옌(Phan Hoang Nguyen, 37세) 씨는 이제 아버지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이자 러닝 파트너가 됐다. 아버지가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건강과 기분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것을 본 가족들은 이제 자녀와 손주들까지 모두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는 ‘러닝 가족’이 됐다.
또한 사돈 관계인 응우옌 딘 비엣(Nguyen Dinh Viet, 67세) 씨도 바(Ba) 어르신의 영향을 받아 함께 도로를 달리고 있다. 두 어르신은 매일 아침 함께 훈련하며 서로의 페이스를 조절해 주는 동료로서 노년의 활력을 찾고 있다. 비엣(Viet) 씨는 “함께 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최근 하노이(Hanoi), 호찌민(Ho Chi Minh), 다낭(Da Nang)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마라톤 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으며, 2026년 들어 관련 대회 규모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바(Ba) 어르신처럼 성과나 기록보다는 건강한 생활 방식과 낙천적인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달리는 실버 러너들의 등장은 베트남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나이를 장벽으로 여기지 않고 매일 아침 운동화 끈을 묶는 그의 발걸음은 베트남 마라톤 열풍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