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측정소 절반 데이터 없어…외곽은 “측정 사각지대”
하노이(Hanoi)가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61개 대기질 측정소 대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정확한 오염도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Vnexpress지가 3일 보도했다.
하노이국립대 공대의 응우옌티녓탄(Nguyen Thi Nhat Thanh) 부교수는 이날 “제대로 작동하는 측정소가 많지 않고 분포도 고르지 않아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주민들이 제때 경보를 받지 못하고 당국도 대응 결정을 내릴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현지 언론 VnExpress 조사 결과 하노이에는 정부와 민간이 운영하는 61개 측정소가 있지만 2024년 데이터를 공개한 곳은 18곳뿐이었다.
특히 정확한 데이터를 내는 표준 측정소는 6곳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3곳만 자료를 공개했다. 응우옌반꾸(Nguyen Van Cu) 556번지, 바흐까대학 파라볼 정문(자이퐁 거리), 년찐 조정지 공원(쿼앗주이띠엔 거리)이 전부다.
유럽 기준으로는 인구 600만 명 이상 도시에 PM2.5 측정을 위해 7~15개 표준 측정소가 필요하다. 미국은 인구 100만 명당 최소 3개를 요구한다. 인구 900만 명인 하노이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측정소들은 도심에 몰려 있다. 탄 부교수 연구팀이 위성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PM2.5 오염이 메린(Me Linh), 푹토(Phuc Tho), 쯔엉미(Chuong My), 탄오아이(Thanh Oai), 응호아(Ung Hoa) 등 외곽으로 번지고 있지만 이 지역엔 표준 측정소가 하나도 없다.
“측정소 수치는 그 지역만 대표하기 때문에 측정소가 없는 곳의 대기질을 평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탄 부교수는 말했다.
시간적 공백도 심각하다. 데이터를 공개한 18개 측정소도 1년에 평균 50일씩 자료가 끊겼다. 고장이나 유지보수 때문이다. 심한 곳은 128일 동안 데이터가 없었다.
장기 추세를 보려면 여러 해 데이터가 필요한데 3년 이상 자료가 있는 곳은 5곳뿐이다. 응우옌반꾸, 미국대사관, 린담(Linh Dam), 응우옌주이찐(Nguyen Duy Trinh), 유엔국제학교가 전부다. 이마저도 매년 11~50일씩 데이터가 빠졌다.
지난 10월 하노이가 17일간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었지만 많은 측정소가 데이터를 내놓지 않아 주민과 당국 모두 정보를 얻지 못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시 측정망 웹사이트가 “도메인 만료”로 접속이 안 돼 시민들이 수치를 볼 수 없었다.
환경부는 “측정소 투자 예산이 경제 발전 속도와 실제 관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부처와 지자체 간 정보 공유도 긴밀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베트남 청정대기네트워크(Clean Air Network Vietnam)의 호앙즈엉뚱(Hoang Duong Tung) 회장은 “많은 지자체가 측정소를 설치했지만 2~3년 뒤 데이터가 끊기거나 신뢰도가 떨어진다”며 “유지보수 예산을 제때 받지 못해 고장 나면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4년 3월 발표한 전국 환경측정 계획에서 2030년까지 전국에 대기질 자동측정소 98곳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하노이에는 롱비엔(Long Bien), 떠이호(Tay Ho), 자람(Gia Lam), 동아인(Dong Anh), 메린, 꾸옥오아이-탁탓(Quoc Oai-Thach That), 박뜨리엠(Bac Tu Liem)에 6곳이 들어선다.
탄 부교수는 “저비용 센서, 위성 관측, 머신러닝 기반 모델링 등 다양한 방법으로 데이터 공백을 메워야 한다”며 “정부 기관과 연구소, 개인 간 데이터 공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뚱 회장은 “하노이가 저배출구역을 추진하려면 동별 오염 현황과 배출원을 담은 상세 지도가 필요하다”며 “넓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측정망 구축에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들지만 하노이의 깨끗한 공기를 되찾으려면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고 말했다.
Vnexpress 2025.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