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포스(POS)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비엣콤뱅크를 필두로 34개 은행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형적인 레드오션이다. 그럼에도 신한은행이 올해 4월 이 시장에 뛰어든 건 왜일까.
“솔직히 수수료만으로는 수익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건 마중물 역할이에요. 소호사업자나 중소기업 대상의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결제성 기반의 자금조달을 늘리는 게 진짜 목표죠.”
지난 13일 호찌민 신한은행 23층 사무실에서 만난 박찬혁 본부장(카드 & 페이먼트 그룹)의 설명이다. 그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베트남 경제 성장에 따라 내수 소비와 결제시장이 확대되는 시장환경에서 기회를 찾고자 했다”고 덧붙이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베트남 포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 왜 지금 진입하셨나요?
2022년 말 신한은행 글로벌 밸류업 컨설팅에서 베트남 사업 전략을 재검토했어요. 개인 고객과 기업 고객은 어느 정도 기반이 있는데, SOHO나 SME(중소기업) 고객 기반이 약했거든요. 이 고객층을 확대하려면 포스 사업이 가장 효과적인 진입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레드오션이죠. 하지만 저희만의 경쟁력이 있다고 봤어요. 시스템 안정성, 최신형 단말기,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고객 눈높이에서 즉각적인 피드백 반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요.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준비하신 건가요?
실제 검토는 2023년부터 시작했어요. 2023년 6월 BC카드와 MOU를 맺고, 2024년 4월부터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온라인 매입 사업은 작년 10월에 먼저 런칭했고, 오프라인 포스 사업은 올해 4월 18일부터 시작했어요. 실제 본격적인 영업은 연휴 이후인 5월 5일부터입니다. 개발 기간만 1년 정도 걸렸네요. 생각보다 오래 걸린 이유는 베트남 현지 상황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기 때문이에요.
베트남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가 영향을 줬나요?
베트남의 결제시장이 발달함에 따라서 전자세금계산서 적용의 확대는 예상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최근,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가 실제로 적용됨에 따라서 시장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고객님들께 더 쉽고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BC카드와 협업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BC카드를 협업 파트너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에서의 충분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매입 사업 경험이 있어서예요.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매입 사업을 하고 있고, 키르기스스탄 등 다른 국가에서도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이에요. 반면 신한카드는 해외에서 매입 사업 경험이 없었거든요. 신한이 가지고 있는 해외 카드사업의 노하우와 BC의 매입사업 노하우를 결합하여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단말기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가장 큰 특징은 안드로이드 OS 기반이라는 점이에요. 스마트폰과 거의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계속 앱을 업데이트할 수 있고, 기능을 추가할 수 있어요. 최근에는 한국어 메뉴도 추가했는데, 베트남 내 POS 단말기 중에서 한국어 서비스하는 건 아마 저희밖에 없을 거예요.
기본적으로는 와이파이로 작동하지만, 유심 트레이가 있어서 유심칩을 꽂으면 외부에서도 사용 가능해요. 배달업체나 택시 같은 데서 많이 활용하죠.
현재 영업 실적은 어떤가요?
5월 초 본격 영업을 시작한 지 한 달 반 정도 됐는데, 전국적으로 약 2000개 가맹점을 확보했어요. 호찌민, 하노이를 중심으로 다낭, 껀터 등에서 영업하고 있고요.
지금은 저희 지점을 통해서만 영업하고 있는데, 6월 말부터는 아웃소싱 업체와 협업해서 영업망을 확대할 예정이에요. 그러면 저희 지점이 없는 지역까지도 커버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수익성은 어떤가요?
신한은행이 POS사업을 추진한 이유는 수익을 위해서는 아닙니다. POS사업의 목표는 SOHO, SME 고객 기반 확대예요. 소상공인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많은 고객 기반을 확보하여 미래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님들에게 편리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결제계좌를 통한 새로운 자금 조달원을 마련하고 나아가 다양한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자 신용대출 등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맹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은 무엇인가요?
소상공인 대상으로 ‘신한 머천트 패키지’ 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가맹점 고객에게 거래 수수료 면제, 환전 우대 및 금리 혜택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POS 매출금액에 대한 캐시백도 제공합니다. 최초 3개월 동안 매출금액의 0.2%(상한 300만동)를 캐시백해 드리고, 사업자 카드를 발급 받으신 고객분들에게는 매출대금의 0.5%(월 최고 50만동)를 매월 캐시백해 드립니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최대한 많은 고객이 편리한 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장을 확대하는데 주력할 예정임. 또, POS기기를 통한 매출 관리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에요. PC 포스에서 하는 매출 관리를 이 단말기에서도 할 수 있게 앱을 개발하고 있어서 향후 의무화 된 전자세금계산서를 POS단말기에서 발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해나 갈 계획이에요.
베트남 포스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현재 단말기 보급률이 78만 대 정도예요. 생각보다 많지 않죠. 하지만 이번 전자세금계산서 의무화로 인해 수요가 늘어날 거예요. 특히 대도시에서는 포스 단말기가 필수가 될 거고, 점차 지방으로도 확산될 거라고 봐요. 베트남 중앙은행도 캐시리스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요. 이번 주말에도 응우엔 후에 광장에서 캐시리스 데이 행사가 진행되고 신한은행도 부스를 운영해요. 정부 차원에서 현금 결제를 줄이려고 하니까, 포스 시장은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베트남은 한국과 달리 QR 결제가 카드보다 2배 이상 큰 시장이에요. 저희 단말기도 QR 결제가 가능하게 만들었거든요. 이런 부분에서도 기회가 있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교민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금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고객의 편의라고 생각해요. 신한은행은 POS사업을 통해 고객님, 특히 교민 사업자분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또,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시면 바로바로 개선하고 업데이트 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POS가 Point Of Sales의 약어이지만 저희는 Point Of Shinhan이라고 생각해요. 신한이 고객과 만나는 순간이고 접점인거죠. 그 경험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나가겠습니다. 신한 포스 많이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