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호찌민시에 법인을 세운 뒤 채용을 확대하며, 토종 라이벌 빈패스트가 92% 점유율을 쥔 동남아 최대 전기차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테슬라는 판매와 사후서비스, 충전 인프라 개발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 상업운영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빈패스트의 시장 지배력과 광범위한 충전망, 경쟁력 있는 가격이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CNBC에 따르면 베트남은 2025년 동남아 최대 전기차 시장이 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상 그해 전기차 판매는 두 배 넘게 늘어 신차 판매의 약 40%를 차지했다. 증권사 HSC 조사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현재 내수 전기차 시장의 약 92%를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6년 1~9월 17만7697대를 팔아 전체 신차 판매의 약 36%를 차지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도요타·현대·미쓰비시·포드·기아의 합산 판매(17만5136대)를 웃도는 수치다.
피치솔루션스 계열 BMI의 코케초 초아이 선임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CNBC에 빈패스트의 강점이 차종만이 아니라 강한 국내 브랜드 인지도와 빈그룹 생태계, 광범위한 ‘그린SM’ 전기택시망, 폭넓은 사후서비스에 있다고 말했다. 모빌리티글로벌의 수파록 사왕웡 아세안 시장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전국에 15만 개가 넘는 전용 충전구를 운영하는 반면, 베트남의 제3자 충전 인프라는 아직 제한적이어서 신규 진입자에게 과제가 된다. 테슬라 아시아태평양 채용 담당 리키 입이 밝힌 5개 채용 공고 중 하나가 충전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 전문가인 것도 이 때문으로, 테슬라가 베트남에 슈퍼차저망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가격도 과제다. 빈패스트가 하이퐁 공장에서 차량을 자체 생산하는 반면,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차를 수입할 가능성이 커 비교적 높은 베트남 수입 관세가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빠르게 커지는 시장은 기회다. CNBC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9% 급증했고, 소득 증가로 잠재 고객층도 넓어지고 있다. 2030년까지 연장돼 수입차에도 적용되는 전기차 등록세 면제도 테슬라에 유리할 수 있다.
CNBC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모델3 세단과 모델Y SUV를 먼저 선보여, 빈패스트와 대중시장에서 정면 승부하기보다 고소득층을 겨냥할 것으로 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피터 리처드슨 부사장 겸 리서치디렉터는 테슬라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첨단 기술·소프트웨어 역량이 프리미엄 전기차 구매자, 특히 기술 애호가에게 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왕웡 애널리스트는 모델3가 준프리미엄층을, 모델Y가 SUV 구매자 사이에서 주력 판매 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도, 대중시장에 안착하려면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이나 저가 모델이 필요하다고 봤다. 초아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베트남에서 전기차 수요를 처음부터 만들 필요는 없지만, 자사의 기술·브랜드·소유 경험이 토종 대안보다 비싼 값을 치를 만하다고 소비자를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아직 베트남 공식 출시일과 차종, 가격, 전시장 위치를 밝히지 않았으나, 판매·서비스·충전 인프라에 걸친 채용은 시장 진입 준비를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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