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u Info – 국제학교 간판 뒤, 학부모가 확인해야 할 것들

2년 새 호찌민서만 5곳 문 닫아… “학비 9억 동 학교도 재무 공개 안 해”

지난 8월 25일 아침, 호찌민시 호아흥의 펜스쿨(PennSchool). 새 학년 첫 등교일이었다. 학교 문은 열리지 않았다. 학생 470여 명이 온라인으로 첫날을 보냈다.
일주일 뒤인 9월 1일. 탕년푸의 호아센 중·고등학교가 캠퍼스 요건 미충족으로 모집과 교육활동 전면 중단 명령을 받았다. 학생 700여 명이 개학을 코앞에 두고 학교를 옮겼다. 2주 만에 두 곳이었다.

2년 새 다섯 곳이 문 닫아

시작은 2024년 12월이었다. 투득 탄미러이의 사이공스타 국제학교가 부지 강제집행으로 문을 닫았다. 문제는 그 다음에 드러났다. 이 학교는 코로나 이후 교육활동 인가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2023년 10월부터는 학생 모집도 금지됐다. 그런데도 모집은 계속됐다. 학부모들은 5억~16억 동짜리 학비 패키지를 선납한 뒤에야 무인가 사실을 알았다.
같은 시기 냐베의 AISVN이 무너졌다. 2024년 6월 교육활동 정지, 학생 1200여 명이 발이 묶였다. 학부모에게서 차입·투자 계약 형태로 자금을 끌어모은 구조가 한계에 다다랐다. 사회보험·의료보험·실업보험 체납액만 310억 동이었다.
2025년 3월 이사회 의장 응우옌 티 웃 엠(62)이 공공질서 교란 혐의로 체포됐다. 2026년 1월 12일 호찌민시 인민위원회가 결정 3693/QĐ-UBND로 해산 처분을 내렸다. 2006년 문을 연 6.5헥타르 규모의 학교가 사라졌다.
빈타인의 사이공펄 국제학교는 성격이 달랐다. 비리가 아니라 학생 수였다. 유치원·초등 합쳐 200여 명까지 줄자 2025년 2월 중단을 발표했다. 마지막 수업일은 그해 6월 19일. 다만 뒷정리는 가장 깔끔했다. 같은 코그니타 그룹 계열인 ISHCMC로 학생 전원을 넘기면서 2년간 학비 차액을 학교가 부담했다.
여기에 올해 8~9월의 펜스쿨과 호아센이 더해진다. 다섯 곳이다.

세 갈래 원인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첫째, 선납 학비를 자금줄로 쓰는 모델의 붕괴다. AISVN과 사이공스타가 여기 해당한다.
둘째, 단순한 수요 부족이다. 사이공펄이다.
셋째, 부동산과 인가 문제다. 펜스쿨과 호아센. 최근 두 건이 모두 이 유형이다.
펜스쿨은 교육 사업이 아니라 임대차에서 터졌다. 건물주와 운영사 송즈엉의 계약은 2025년 9월 30일 종료됐다. 9개월 유예를 거쳐 2026년 7월 3일 건물이 반환됐다. 학교는 그 상태로 새 학년을 맞았다.

“50% 할인이면 학교가 손해 보는 구조”

돈을 가장 많이 잃은 쪽은 첫 번째 유형, 장기 선납 패키지 가입자들이다. 호찌민시의 한 대형 국제학교 전 교장을 지낸 응우옌 티 투 후옌 교육학 박사는 뚜오이쩨 인터뷰에서 이 구조를 해부했다. 학부모가 끌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국제학교 학비는 해마다 오른다. 5년치를 한 번에 내면 올해 학비로 5년을 다닌다. 여기에 할인이 붙는다. 사이공스타는 다년 패키지에 50%까지 깎아줬다.
산수가 맞지 않는다. 후옌 박사는 일부 국제학교의 교사·인건비만 학생 한 명 학비의 40%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임차료, 시설비, 장비비는 별도다. 50% 할인은 학교가 손실을 감수한다는 뜻이다. 그는 적정선을 25% 안팎으로 봤다. 학교는 왜 손해 보는 장사를 하나. 현금이 급해서다. 후옌 박사는 깊은 할인 패키지가 대개 시설 투자용 자금을 빠르게 끌어오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신설 학교는 정원을 못 채운다. 25명 정원에 17~18명뿐인 반을 메우려 패키지를 뿌린다. 학교 주주가 개인 자격으로 자기 몫 패키지를 학부모에게 파는 사례까지 있다.
그렇게 선납 학생 비중이 부풀어 오른다. 어느 시점에 현금 수요가 몰리면 학교는 버티지 못한다. 코로나가 시험대였다. 패키지로 학비를 걷은 사립학교들은 추가로 돈을 걷을 수 없는 상태에서 임차료와 전기료, 교사 급여를 그대로 지출해야 했다. 모델 자체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후옌 박사는 호찌민에서 10년 전 처음 학비 패키지를 도입한 학교가 첫 환급 시기를 무사히 넘겼다고 전했다.

계약서에 학교가 없다

감독이 왜 어려운가. 후옌 박사의 설명은 이렇다. 학부모와 계약서에 서명하는 주체가 학교가 아니다. 학교를 대리하는 회사이거나 제3의 회사다. 학교 소유주가 개인 명의로 거래하기도 한다. 원칙적으로 민사상 사적 합의다. 교육 당국이 손댈 근거가 없다. 호찌민시 교육훈련국은 여러 차례 “사립학교는 규정에 맞게 학비를 걷어야 하며 장기 선납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혀 왔다.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홈페이지의 로고는 근거가 아니다. 발급 기관 명부에서 대조하면 30초면 끝난다. IB 국제바칼로레아기구가 ibo.org에서 학교 검색 기능을 운영한다. 여기 없으면 IB 학교가 아니다. 함정은 따로 있다. IB는 프로그램 단위로 인가된다. 베트남의 IB 학교는 21곳. 이 중 디플로마(DP) 17곳, 중등과정(MYP) 5곳, 초등과정(PYP) 12곳이다. “IB 학교”라는 말이 자녀 학년에 IB가 있다는 뜻은 아니다.
케임브리지. 공식 등록 학교 목록이 있다. 베트남에 77곳. IGCSE와 A레벨을 내건 학교는 여기서 걸러진다. CIS와 WASC. 국제학교협의회와 미국 서부지역학교대학협회다. 성격이 다르다. 교육과정 인가가 아니라 기관 인증이다. 운영 전반, 재정 건전성, 지배구조까지 본다. 학교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려면 오히려 이쪽이다.

호찌민에서 교민 자녀가 많이 다니는 학교들을 이 기준으로 대조한 결과는 이렇다.

1. SSIS(7군 응우옌득까인 78번지)는 WASC 정식 인증에 IB 디플로마와 AP를 함께 운영한다.
2. 르네상스(7군)는 IB 연속과정과 CIS 인증을 갖췄고 케임브리지 IGCSE도 운영한다.
3. 캐나다국제학교(7군 푸미흥)는 IB와 토론토교육청, CIS 인증을 보유한다.
4. 유럽국제학교(타오디엔)는 IB 전 과정과 CIS 인증.
5. 호주국제학교도 IB 학교다.

SSIS는 푸미흥 그룹 소유이되 비영리 법인으로 운영되며 3인 이사회가 지배구조를 맡는다. 유럽국제학교와 호주국제학교는 인스파이어드 에듀케이션 그룹, 캐나다국제학교는 코이응우옌 교육그룹이 투자자다. 사이공펄에서 학생 전원이 계열 학교로 무리 없이 옮겨간 것은 뒤에 그룹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일 법인과 국제 그룹 계열은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 여력이 다르다.

연차보고서는 요구할 권리가 있다

인증이 있다고 재무가 건전한 것은 아니다. 인증기관은 교육과정과 운영 체계를 본다. 그 학교가 내년에 현금이 부족할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재무를 보려면 다른 서류가 필요하다. 2024년 6월 3일 공포된 교육훈련부 시행규칙 09/2024/TT-BGDĐT는 모든 교육기관에 연차보고서 공개를 의무화했다. 핵심은 셋이다. 전년도 보고서를 매년 6월 10일 이전에 공개할 것. 홈페이지에 최소 5년간 게시할 것. 공개 항목에 재무 상황을 포함할 것.
재무 항목은 구체적이다. 수입은 재원별로 나눈다. 예산, 투자자 지원, 학비, 후원금과 외부 계약, 기타. 지출은 급여와 인건비, 시설·서비스비, 학생 지원비로 구분한다. 이 시행규칙은 기존 시행규칙 36/2017을 대체하면서 의무 서식을 21개에서 2개로 줄였다. 복잡해서 못 한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켜지지 않는다

베트남 교육 전문지가 지난 2월 취재한 결과다. 학비가 최고 9억 동을 넘는 호찌민시국제학교홈페이지에서 규정상 공개해야 할 2024년도 연차보고서를 찾을 수 없었다. 교사진 항목에도 학교 지도부 3명의 이름과 직책, 경력만 올라 있었다. 같은 매체가 호아빈국제학교에 공개 규정 이행 여부를 물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베트남에서 가장 비싼 축에 드는 학교조차 이 상태다.
학부모가 할 일은 분명하다. 입학 상담 자리에서 연차보고서를 요구하는 것이다. 부탁이 아니라 법정 공개 의무를 확인하는 절차다. 홈페이지에 없으면 그 자체가 규정 위반이다. 요구해도 주지 않으면 답은 나온 것이다.
받았다면 볼 것은 둘이다. 학비 수입 대비 인건비 비중. 앞서 본 대로 통상 40% 안팎이다. 지나치게 낮으면 교사에게 제대로 쓰지 않는 것이고, 지나치게 높으면 나머지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투자자 지원’ 항목. 학비 외에 투자자가 넣는 돈이 있는지, 학비만으로 굴러가는지가 여기서 드러난다.

간판은 아무것도 보증하지 않는다. 보증하는 것은 서류다

마지막으로 알아둘 것.
베트남 법에는 ‘국제학교(trường quốc tế)’라는 정의 자체가 없다.
호찌민시 교육훈련국은 이런 학교들을 ‘외국적 요소가 있는 학교’로 통칭한다. 2024년 통계 기준 시내 31곳. 유치원 13곳, 다급 학교 18곳이다.
역설이 있다. 31곳 중 상당수는 이름에 ‘국제’가 없다. 반대로 이름에 ‘국제’를 단 학교 다수는 이 명단에 없다.
더 뼈아픈 사실도 있다. 2019년 교육훈련국이 처음 명단을 공개했을 때, ‘외국 교육과정 시범 운영 허가’ 범주에 냐베의 미국국제학교가 들어 있었다. 지금은 해산된 AISVN이다.
관할 기관도 바뀌었다. 펜스쿨 건에서 호찌민시 교육훈련국은 해당 학교의 설립·교육활동 인가와 국가관리 권한이 시가 아니라 호아흥 푸엉(동급 행정단위)에 있다고 밝혔다. 문의할 창구가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베트남 언론은 ‘국제’라는 단어가 기준 없이 브랜드 포장 도구로 쓰이면서 법적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개정 고등교육법 시행령 초안에 이 문제가 언급됐다.
간판은 아무것도 보증하지 않는다. 보증하는 것은 서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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