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와 베트남이 정상회담을 열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남중국해에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하는 중국에 대응해 국방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AFP·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호주를 방문 중인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은 이날 수도 캔버라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성명에서 경제 협력, 기후, 에너지, 과학 등을 우선 과제로 다루기 위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호주는 1973년 외교 관계를 처음 맺었으며 2024년 3월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했다.
또 두 정상은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는 제한적 무역 관행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양국이 핵심 광물, 반도체, 청정에너지 등 분야의 공급망을 지원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베트남 저비용항공사(LCC)인 비엣젯은 호찌민과 호주 웨스턴 시드니 국제공항을 잇는 직항 노선을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노선은 내년 1월부터 열리며 매주 2차례 항공기가 운항하다가 내년 3월부터는 매주 3차례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번에 베트남은 호주산 캥거루 고기와 사슴 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했으며 호주 RMIT 대학교는 베트남 하노이에 캠퍼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항공편 증편, 무역 확대, 교육 협력 강화는 호주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오늘 체결한 협정들은 새로운 무역과 투자 기회로 양국을 더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럼 서기장의 이번 호주 방문은 중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계속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두 정상은 양국이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도 지금보다 더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베트남 해안경비대와 호주 국경수비대(ABF)는 두 정상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해양법 집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앨버니지 총리는 “오늘날 불확실한 세계 상황에서 우리 앞에 놓인 도전 과제를 해결하려면 모든 차원에서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호주와 베트남)의 방위 산업은 점점 더 긴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럼 서기장도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고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대화를 강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면서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 수단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경제 지원을 앞세워 태평양 섬나라들을 공략하는 중국을 미국·일본·인도와 함께하는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등을 통해 견제하고 있으며 베트남도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을 경계하고 있다.
다만 또 럼 서기장은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외교 관계를 강화하려고 시도 중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필리핀을 비롯해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또 럼 서기장은 오는 12∼13일에는 뉴질랜드를 찾아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