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공간에서 인공지능(AI) 보트(bot)가 유발하는 트래픽이 사람의 접속량을 넘어서면서, 인터넷의 게시물과 활동 대부분이 인간이 아닌 머신에 의해 이뤄진다는 ‘죽은 인터넷 이론(Dead Internet Theory)’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베트남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인터넷 인프라 기업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는 지난 6월 전체 웹사이트 접속 요청 중 보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57.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람에 의한 접속 비율(42.5%)을 크게 앞지른 수치다. 매슈 프린스 클라우드플레어 최고경영자(CEO)는 당초 2027년에나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트래픽 역전 현상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보안기업 탈레스(Thales) 역시 지난해(2025년) 전체 인터넷 트래픽 중 보트 비율이 53%에 달해 이미 사람을 넘어섰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의 AI 보트는 단순 데이터 수집이나 스캔 작업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사용자를 대신해 제품 가격 비교, 항공권 및 호텔 예약, 음식 주문, 고객 서비스 처리 등 복잡한 임무를 사람처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했다. 사이버 보안업체 휴먼 보안(Human Security)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웹상에서 클릭이나 양식 작성 등의 행동을 직접 수행하는 에이전트 트래픽은 전년 동기 대비 7,851% 급증했다.
인터넷상에 유통되는 콘텐츠 역시 AI 생성물이 사람의 작성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엔진 최적화(SEO) 기업 그래파이트(Graphite)가 2020년 1월부터 2025년 5월까지 출간된 영문 기사 6만 5,000편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52%가 대형언어모델(LLM)을 통해 생성된 글인 것으로 집계됐다. 클라우드플레어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출시 3년 반 만에 전 세계 인구의 30%가 넘는 25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과거 스마트폰이나 SNS보다 수배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테크 업계 리더들의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X(구 트위터)를 통해 다수의 계정이 LLM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으며, 레딧 공동창업자 알렉시스 오하니안 역시 인터넷이 사람 간의 연결 공간에서 AI 보트가 주도하는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온라인 광고 및 페이지뷰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인간 방문자를 전제로 구축된 만큼, AI 에이전트를 새로운 고객층으로 인식하고 수익화 구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