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우크라이나 외교 갈등 고조

폴란드-우크라이나 외교 갈등 고조

출처: Thanh Nien
날짜: 2026. 6. 21.

우크라이나 군부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인 학살 의혹을 받는 민족주의 무장 조직의 이름을 사용하면서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간의 외교적 갈등이 전례 없는 수위로 치닫고 있다. 폴란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수여했던 최고 훈장을 전격 박탈하자, 우크라이나 측도 강력히 반발하며 훈장을 반납하는 등 맞불을 놨다.

22일 폴란드 바르샤바 및 동유럽 외교 안보 통계 공시 보도에 따르면,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19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수여됐던 폴란드 최고 영예의 ‘흰수리 훈장(Order of the White Eagle)’을 전격 회수(박탈)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당국이 최근 자국 군부대 명칭을 2차 대전 당시 활동한 민족주의 무장 단체인 ‘우크라이나 반군(UPA)’의 이름을 따 ‘UPA 영웅들’로 명명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UPA는 과거 역사 속에서 폴란드인들을 대량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어 폴란드 사회 내에서 매우 민감하고 금기시되는 과거사 문제다. 앞서 지난 2023년 안드레이 두다 전 폴란드 대통령은 양국 관계 증진과 유럽의 평화 및 안보, 인권 수호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이 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논란이 된 부대 명칭 제정을 묵인하고 동조한 이상 훈장 박탈이 불가피했다”라며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폴란드의 안보 정책 수립 가이드라인이나 전략적 방향성이 변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폴란드의 이번 결정에 격렬히 항의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행보를 “외교적 결례를 넘어 양국 긴장을 용납할 수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전략적 실수”라고 정면 비판했다. 키이우 당국은 해당 부대 명칭이 군인들이 과거 구소련(모스크바)에 맞서 싸운 UPA의 역사적 항쟁을 기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일 뿐, 폴란드를 모욕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비서실장도 지난 2025년 폴란드 정부로부터 받은 외교 훈장을 공식 반납하겠다고 전격 선언하며 맞섰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가장 강력하게 지원해 온 핵심 우방국 중 하나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우크라이나 난민 유입에 따른 피로감,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 제한 조치를 둘러싼 무역 분쟁, 풀리지 않은 역사적 앙금 등이 겹치면서 폴란드 대중의 대우크라이나 여론 지표는 갈수록 악화해 왔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인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파국을 막기 위해 양국 대통령에게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외교적 통로를 통해 수습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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