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발 중동 분쟁이 글로벌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깊어지면서, 베트남 증권가에서도 시장 전망을 보수적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KB베트남증권(KBSV)은 올해 초 제시했던 낙관적인 VN-지수 목표치를 전격 하향 조정하며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SV는 최근 발표한 전략 보고서를 통해 2026년 VN-지수 적정 목표치를 기존 2,040포인트에서 1,950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올 초 발표했던 전략 보고서에 비해 한 단계 낮아진 수치로,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예기치 못한 대외 변수를 반영한 결과다.
KBSV는 지수 목표치 하향과 함께 전체 시장의 기업 이익 성장률(EPS) 전망치 역시 기존 15.7%에서 11%로 대폭 낮췄다. 보고서는 “1분기에 발생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인플레이션, 환율, 금리에 상당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여기에 국내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 부족과 부동산 신용 통제 정책이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상황도 녹록지 않다. 미국의 IEEPA 법안 관련 관세 이슈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 환적 발언, 그리고 미국·이스라엘·이란 간의 충돌로 인한 에너지 쇼크는 전 세계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KBSV는 이러한 긴장 상태가 올해 2분기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유가가 이전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완화 정책 기조를 제한하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베트남 국내 경제 역시 GDP 10%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정 정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KBSV는 예금 금리가 2분기까지 현재보다 0.5~1%가량 추가 상승할 수 있으며, 대외 압력이 완화되는 3분기 초입에 들어서야 본격적인 금리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KBSV는 현재의 시장 상황을 과도한 공포에 따른 ‘저평가 구간’으로 진단했다. 현재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은 약 12.4배로 2022년과 2025년의 저점 부근에 근접해 있다. 보고서는 “3월의 매도세는 금리 리스크와 지정학적 위험을 다소 과도하게 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경제 성장세와 기업 이익 유지 전망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인 투자 기회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KBSV는 하반기 중동 긴장이 완화되고 금리 수준이 안정을 찾으면 시장이 상당 부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 시장 P/E가 13.x배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