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핑몰 한복판서 만난 15미터 암벽… 혼자 가도 괜찮을까?
호찌민 7군 크레센트몰 (Crescent Mall)을 지나다니며 몇 년간 봐온 그곳. 4층부터 6층까지 3개 층을 관통하는 거대한 암벽등반장 크레센트 월(Crescent Wall)이었다. “언젠가 한번 가봐야지” 하던 것이 지난주 목요일 드디어 실현됐다. 2022년 처음 이곳을 봤을 땐 체험 강습 프로그램이 없었는데, 어느새 생겨 있었다.

물 한 병 들고 간 클라이밍
준비물은 간단했다. 작은 가방에 물물 한 병과 핸드폰만 넣고 갔다. 혼자 가는 거라 긴장됐고, 그래서인지 사진도 거의 찍지 못했다. 체험 강습은 매주 월·수·금 오전 11시~오후 1시, 화·목 오후 7시~9시, 토요일 오후 4시~6시에 진행된다. 12세 이상 참여 가능하며, 비용은 1인 50만 동(약 2만 6,500원). 2시간 동안 리드 클라이밍(Lead Climbing)과 볼더링(Bouldering)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웹사이트에서 구글 폼으로 신청하면 베트남 메신저 잘로(Zalo)로 연락이 온다. 하루 정도 걸렸고, 정확한 날짜를 정한 뒤 하네스와 양말을 제공받는다는 안내를 들었다. 당일에도 확인 메시지가 왔다.

레이저 포인터가 알려주는 다음 홀드
5층 카운터에서 강습 받으러 왔다고 말하고 조금 기다리니 오늘의 강사가 나타났다. 신발을 대여해 신고 바로 리드 클라이밍부터 시작했다. 제일 낮은 단계는 쉬웠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 어려워졌다. 강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잡아야 할 곳, 발을 디뎌야 할 곳을 레이저 포인터로 쏴줘서 매우 좋았다. 어디를 잡아야 할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놀랍게도 두 번째 단계까지 실패 없이 바로 올라갔다. ‘나 혹시 클라이밍 영재인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강사가 말하길 올해 손님 중에 강습 첫날 세 번째 단계를 바로 성공한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호기롭게 도전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손에 힘이 빠져서 자꾸 떨어졌다. 팔보다는 다리에 힘을 많이 줘야 한다는데, 팔과 손가락에만 계속 힘이 들어갔다.
그나마 다행인 건 떨어지는 게 전혀 무섭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좋았다. 로프를 완전히 신뢰했기 때문에 퉁퉁 하고 벽에 발을 디디며 떨어지는 게 재미있었다. 세 번 정도 더 도전했지만 계속 중간에 힘이 빠져 떨어졌다. 결국 볼더링으로 이동했다.



착지법부터 배우는 볼더링
볼더링은 로프 없이 올라가는 거라 내려올 때 매트 위로 안전하게 점프해서 떨어지는 방법을 먼저 배웠다. 그런데 실전은 역시 어려웠다. 잘못된 방법으로 착지했다. 착지 시 손을 바닥에 대면 손목 부상 우려가 있다고 한다. 점프할 때 바닥을 보지 말고 정면을 보는 채로 뛰어내려야 몸이 앞으로 숙여지지 않고 손목도 보호할 수 있다고 했다. 볼더링 4가지 정도를 성공하고 체력이 완전히 소진됐다. 2시간 강습인데 1시간 40분 정도만 하고 마쳤다. 남은 시간은 휴식존 빈백에 누워 쉬다가 귀가했다.
강사는 무척 친절하게 잘 알려줬고, 응원도 많이 해줘서 즐겁게 체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나더러 왜 친구들과 안 오고 혼자 왔냐고 물어봤다. 보통은 친구들과 같이 와서 한 명이 할 때 나머지가 밑에서 힘내라고 응원해주는 식으로 한다고 했다. 클라이밍은 재미있었다. 하지만 혼자 가면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몰라서 재미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추가 강습 계획이 없지만, 앞으로 정기적으로 받으며 다닐지도 모르겠다.

33도에도 시원한 에어컨 시설
크레센트 월의 가장 큰 장점은 에어컨이 빵빵하다는 것이다. 호찌민은 연중 덥다. 하지만 실내는 시원했고,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었다. 주소는 101 Ton Dat Tien, Tan Phu Ward, District 7, Ho Chi Minh이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인스타그램은 @crescentrockwall이다. 호찌민에서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고 싶다면, 크레센트 월을 추천한다. 혼자 가도 괜찮지만, 친구들과 함께 가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