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가 흐르고 교통 매커니즘이 진화함에 따라 여행지에서 입는 옷의 기능과 스타일도 다채로운 궤적을 그리며 변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실용성 위주의 의복에서 시작해 맥시 원피스, 챙 넓은 모자에 이르기까지 여행 패션은 수십 년간 사회적 규범의 해방구이자 개인의 브랜딩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8일 글로벌 문화·패션 학계 종합 보도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여행 전문 의류가 하나의 독립된 분과로 태동한 시점은 19세기 여가 관광 산업의 등장과 맞물려 있다. 유럽 문화유산 패션협회의 마르타 프란체스카니(Marta Franceschini)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19세기 중반 이전의 이동용 의복은 이주, 순례, 군사, 무역 등 철저히 실용적인 목적에 결부되어 있었다”며 “이후 철도망의 확충과 중산층의 성장으로 해안 도시가 휴양지로 부상하면서 우아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충족하는 여행용 워드로브(Tập đồ)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여행 패션의 매커니즘은 세계대전 사이 시기를 거치며 코코 샤넬 등 혁신적인 디자이너들에 의해 니트웨어, 와이드 팬츠, 수영복 같은 스타일로 확장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항공 상업 정국이 열리면서 1950~1970년대에는 카프리 팬츠, 리조트 패턴, 카프탄(Kaftan) 등 이른바 ‘크루즈 컬렉션’이 대중화되는 가치사슬을 형성했다. 낯선 기후에 적응해야 하는 필요성은 역설적으로 일상적인 사회적 복장 규정의 방어벽을 느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최근의 여행객들은 정형화된 관광객 스타일에서 벗어나 현지에 동화되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인다. 여행 심리학자 샤를로트 러셀(Charlotte Russell) 박사는 “대중이 인식하는 ‘관광객’의 지표에는 순진함이나 문화적 미숙함, 바가지요금의 표적 같은 부정적인 고정관념이 내포되어 있다”며 “의복을 통해 이러한 이미지와 거리를 두려는 심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짚었다. 다만, 드라마 ‘화이트 로터스’의 에피소드처럼 현지인들이 생각하는 일상복과 관광객이 동경하는 ‘현지풍 의상’ 사이에는 여전히 시각적 간극이 존재하며, 이는 일종의 ‘복장 모방(Bắt chước qua trang phục)’ 심리로 해석된다.
여기에 소셜미디어와 인플루언서 정국의 도래는 여행 패션의 목적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 심리학 학계의 앤드루 스티븐슨(Andrew Stevenson) 박사는 “과거에는 풍경을 담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면, 이제는 풍경을 배경 삼아 자기 자신을 촬영한다”며 “이에 따라 여행지는 거대한 스튜디오가 되고 의복은 개인의 브랜딩을 정립하는 도구 매커니즘으로 기능한다”고 진단했다.
의료 및 심리 전문가들은 이러한 파격적인 여행 패션의 변화가 일상의 단조로운 규범과 컴퓨터 앞 업무 환경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려는 인간 본연의 보상 심리를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일상에서 입기엔 다소 과장되거나 불편한 옷일지라도, 휴가지에서만큼은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탈출구이자 또 다른 자아를 탐색하는 긍정적인 지표라는 설명이다. 학계는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 방어벽에 연연하기보다 본인이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의상을 선택하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