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신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여러 차례 애원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두 정상 간 설전이 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멜로니 총리가 이번 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내내 자신과 사진을 찍기 위해 “이번에도 저번에도”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는 이탈리아 방송 라세테(La7)와의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가 함께 사진을 찍자고 “애원”했으며 자신은 “그가 안쓰러워서” 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멜로니 총리는 분노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이를 “날조”라고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게시글에서 멜로니 총리가 국내에서 “형편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것이 이란과의 분쟁 기간에 그가 미국의 이탈리아 활주로·공군기지 사용을 거부한 일과 관련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멜로니 총리가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워싱턴과의 관계 복원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미국이 군사적으로 이란을 이기자, 그는 지지율을 끌어올리려고 다시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사양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또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을 방어하는 데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는 오랜 불만을 다시 꺼내며, 미국이 이탈리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수천억 달러를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멜로니 총리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이런 연이은 근거 없는 공격은 무의미하다. 당신의 친구라는 사실이 내 지지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게 분명하다. 당신은 자신의 지지율에 더 신경 쓰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앞서 19일 엑스(X)에 올린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초 발언을 반박하며, 그가 적에게는 부드럽게 대하면서 동맹에는 강경하게 군다고 비판했다.
멜로니 총리의 강한 반발은 그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쌓으려 공들여 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로마와 워싱턴 양측에서 유럽 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 중 한 명으로 여겨졌으며, 트럼프 2기에 우려를 품은 유럽 동맹들을 안심시키려 애써 왔다. 프랑스 G7 정상회의가 끝날 무렵에도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정상들 사이에 “매우 긍정적”인 분위기가 흘렀고 “균열은 없었다”고 전한 바 있다.
이탈리아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카를로 노르디오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 이탈리아-미국 관계에 “고통스러운 상처”라고 평가했고, 귀도 크로세토 국방장관은 “그런 농담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은 예정됐던 방미 일정을 취소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멜로니 총리에 대한 발언이 “이탈리아 전체를 모욕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