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정부가 학생 비자 거절률을 대폭 높이는 동시에 환불이 불가능한 신청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의 교육 열망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10일 호주 내무부(DHA)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 동안 호주 밖에서 신청된 학생 비자 중 약 4,800건이 거절됐다. 당시 비자 승인율은 역대 최저치인 59%에 불과했다. 거절된 신청자 대부분은 인당 2,000호주달러(약 180만 원)에 달하는 비자 신청 수수료를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호주 정부는 2년 전 약 710호주달러였던 비자 수수료를 최근 2,000호주달러로 3배 가까이 인상했다. 이를 통해 지난 3월 한 달간 호주 정부가 거둬들인 학생 비자 수수료 수익만 약 6,500만 호주달러(약 580억 원)에 달하며, 이 중 비자 거절로 인해 국고로 귀속된 순수익은 약 1,000만 호주달러(약 90억 원)로 추산된다.
시드니의 교육 컨설팅 업체 ‘스터디무브(Studymove)’의 케리 라미레스 대표는 “유학생과 동반 가족이 지불한 비자 수수료가 지난해 약 7억 3,500만 호주달러에 달했다”며 “이는 2018년(2억 4,400만 호주달러)과 비교해 3배 넘게 급증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그는 승인이 거의 확실시되는 최종 단계에서 수수료를 부과하는 타국과 달리, 호주의 방식은 “윤리적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아불 리즈비 전 이민부 부차관보 역시 “최고의 인재를 유치해야 할 국가가 신청 수수료를 대폭 올리는 것은 나쁜 정책이자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꼬집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은 4~15%의 비교적 낮은 거절률을 기록했으나, 남아시아 국가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네팔 신청자의 승인율은 27%, 인도 신청자는 49%에 그쳤다. 이는 이민 당국이 심사 기준을 강화해, 기존 1년 치 학비 증명에서 전 교육 과정에 대한 재정 증명을 요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호주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이민자 수를 조절하기 위해 지난 2년간 학생 비자 규정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졸업 후 취업 비자 기간을 단축하고, 영어 성적 및 재정 증명 기준(약 2만 9,710호주달러)을 20% 상향 조정했다. 현재 호주의 학생 비자 신청 수수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