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 하노이(Hanoi) 시내 일부 학교 급식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병든 돼지고기가 공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육 당국이 시내 전역의 학교 식당을 대상으로 식자재 공급원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1일(현지시간) 하노이 교육훈련국은 관내 모든 학교에 기숙사 식당의 식자재 공급업체를 재검토하고 그 명단을 공개하라는 긴급 지침을 하달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하노이 공안이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 약 3,600마리를 불법 도축해 시중에 유통한 일당 8명을 검거하면서 시작됐다. 조사 결과 이들은 올해 초부터 약 300톤에 달하는 병든 돼지고기를 도매시장과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하노이 시내 여러 학교 급식을 담당하는 끄엉 팟(Cuong Phat) 식품 회사 등에 납품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번 사건에는 돼지고기 검역을 담당하는 수의 검역 공무원들이 유통 일당과 결탁해 검역 절차를 조작한 혐의도 포함되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주범인 응우옌 티 히엔(Nguyen Thi Hien, 31세)은 푸토(Phu Tho)와 뚜옌꽝(Tuyen Quang) 등 북부 지방에서 병들거나 죽은 돼지를 헐값에 사들여 하노이 남푸(Nam Phu) 지역 도축장에서 가공한 뒤 폐쇄적인 공급망을 통해 유통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노이 교육국은 각 학교에 지자체와 협력해 육류, 유제품 등 주요 식자재의 출처를 철저히 검증하고 위생 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하라고 명령했다. 학교 측은 공급업체의 법적 서류, 운송 조건, 과거 위반 이력 등을 모두 재확인해야 하며, 기준에 미달하는 업체는 즉시 교체해야 한다. 또한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식단표와 영양가, 식자재 원산지 및 공급업체 목록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다.
시 교육 당국은 각 학교에 학부모 대표가 포함된 ‘식품 안전 모니터링 팀’을 구성하고, 불량 식자재가 의심될 경우 지체 없이 당국에 신고할 것을 지시했다. 하노이와 호찌민(Ho Chi Minh) 등 베트남 대도시 학부모들은 이번 사건으로 학교 급식에 대한 신뢰가 크게 무너졌다며 강력한 처벌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공안 당국은 유통된 돼지고기의 상세한 판매처를 파악하는 한편, 검역 시스템 전반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