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년간 서구 학계를 이끌어온 세계 정상급 과학자들이 잇따라 홍콩 대학들로 자리를 옮기며 글로벌 학술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홍콩 정부의 파격적인 연구 지원과 서구권의 지정학적 긴장, 예산 감축 등이 이러한 ‘인재 대이동’의 배경으로 꼽힌다. 22일(현지시간) 브이앤익스프레스(VnExpress)는 최근 홍콩으로 이적한 세계적 연구자 7인의 행보를 집중 조명했다.
홍콩은 2020년 말 약 20억 홍콩달러(약 3,400억 원) 규모의 ‘글로벌 STEM 교수직 스킴’을 도입해 100여 명의 선도적 과학자 영입에 나섰다. 홍콩과기대(HKUST)는 2022년 10월 이후 미국,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100명 이상의 학자를 영입했으며, 홍콩중문대 역시 2023년부터 150명 이상의 인재를 확보했다. 다음은 홍콩에 둥지를 튼 주요 석학들이다.
가오 양(Gao Yang) 교수: 킹스칼리지 런던에서 20년간 재직한 로봇 및 항공우주 전문가로, 지난해 5월 홍콩과기대에 합류했다. 그녀는 서구권의 불확실성에 비해 홍콩의 연구 지원 규모와 지속 가능성이 훨씬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수 후이(Su Hui) 교수: NASA 제트추진연구소 수석 과학자 출신으로 2023년 홍콩과기대에 부임했다. 홍콩이 중국과 세계 연구를 잇는 ‘슈퍼 커넥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쯔창(Zhu Ziqiang) 교수: 전기차 모터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영국 셰필드 대학교에서 38년간 쌓아온 커리어를 뒤로하고 올해 홍콩 폴리텍 대학교에 합류했다.
장 빙(Zhang Bing) 교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로, 미국 네바다 대학교를 떠나 지난해 11월 홍콩대학교 천체물리학 연구소의 초대 소장으로 취임했다.
안드레 가임(Andre Geim) 교수: 그래핀 연구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석학이다. 영국에서 20년 이상 활동해온 그는 오는 4월 홍콩대학교 석좌교수로 부임할 예정이다.
응오 바오 저우(Ngo Bao Chau) 교수: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 수학자이자 필즈상 수상자로, 10년 넘게 몸담았던 시카고 대학교를 떠나 오는 6월 홍콩대학교에 합류한다. 그는 미국의 까다로운 비자 정책 등 외부적 요인에서 벗어나 아시아 과학 공동체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 하 반(Vu Ha Van) 교수: 예일 대학교에서 복잡한 수학 난제들을 해결해온 저명한 수학자로, 올해 1월 홍콩대학교 수학과에 합류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구 연구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더 많은 학자가 아시아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은 탄탄한 자금력과 개방적인 학술 분위기를 앞세워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과학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