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거리 비행 중 주변 승객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끝내 창문 덮개를 닫지 않은 한 승객의 행동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내 에티켓과 개인의 권리 사이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브이엔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해외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내에서 창문 덮개 문제로 승객들끼리 마찰을 빚은 사연이 올라와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사건은 대다수의 승객이 불을 끄고 수면을 취하는 분위기였던 장거리 비행 노선에서 발생했다. 창가 좌석에 앉은 한 승객이 강한 햇빛이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덮개를 내리지 않아 주변 승객들이 수면에 방해를 받았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해당 사건이 확산하자 네티즌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다. 덮개를 닫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장거리 비행에서 다수가 수면을 취할 때는 빛을 차단하는 것이 기본적인 기내 예절”이라며 “자신의 권리만 내세워 타인의 휴식을 방해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덮개를 열어둘 권리가 있다는 측은 “창가 좌석을 선택한 이유는 경치를 보기 위해서이며, 그 좌석의 가치를 지불한 승객이 덮개를 열어두는 것은 정당한 권리”라고 반박했다. 수면을 원하는 승객이 안대를 착용하면 될 문제라는 주장이다.
항공사들의 관련 규정도 명확하지 않아 혼란을 키우고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이착륙 시 안전 확인을 위해 창문 덮개를 열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순항 중에는 승객의 자율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승무원이 기내 수면 분위기를 위해 덮개를 닫아달라고 정중히 요청할 수는 있지만, 이를 강제할 법적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다. 다만 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같은 일부 최신 기종은 승무원이 중앙 제어 시스템을 통해 전체 창문의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해 이러한 갈등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기도 한다.
기내 에티켓 전문가들은 좁은 밀폐 공간인 기내에서는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권리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공동의 편안함을 위해 다수의 분위기에 맞추는 것이 성숙한 여행 문화”라며 “갈등이 발생했을 때는 당사자와 직접 맞서기보다 승무원을 통해 중재를 요청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여행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기내 환경을 둘러싼 승객 간의 가치관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