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 미국서 ‘대만 기술 역할 대체 불가’ 강조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 미국서 '대만 기술 역할 대체 불가' 강조

씬짜오베트남 편집부 번역·정리
출처: Yonhap News
날짜: 2026. 10. 8.

퇴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이 글로벌 기술·산업 분야에서 대만이 대체하기 어려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8일 자유시보·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차이 전 총통은 7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2026 기술·국가안보 콘퍼런스’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만은 제1도련선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동시에 글로벌 기술·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일원”이라며 “지리적 위치, 민주주의 제도, 기술·산업 역량이 결합하며 대체하기 매우 어려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필리핀을 잇는 제1도련선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적 방어선 개념이다.

차이 전 총통은 “대만과의 심도 있는 협력은 단지 대만 자체 안보 강화를 돕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도·태평양 지역을 더욱 안정되게 만들며 민주주의 국가 전체의 회복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첨단 산업 분야에서 대만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인공지능(AI) 연산 능력의 상당 부분을 보유한 미국이 사용하는 첨단 반도체 칩 대부분을 대만 기업이 제조하고 있고 AI 서버 역시 90%가 대만 기업에 의해 생산된다고 짚었다.

또 무인기와 무인기에 필요한 제어기, 모터, 카메라, 각종 전자부품도 대만이 대량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서로 협력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중국에 대한 우회적 견제 발언도 이어갔다.

차이 전 총통은 “각 민주주의 국가는 각자가 가장 잘하는 역량을 이 네트워크에 투입해 단일 공급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며 “공급망이 중단되거나 안보 상황이 변화할 때도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매일 사이버 공격과 인지전, 정보 조작, 경제적 강압, 핵심 기반 시설 침해를 시도하는 행위에 직면하고 있다”며 중국의 대만 주변 군사 활동이 빈번해지고 있어 대규모 군사 충돌 대응과 자체 방위 능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해협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 및 에너지 운송 항로 가운데 하나로, 대만 역시 글로벌 기술 및 제조업 네트워크에 깊이 통합돼 있다”며 유사시 인도·태평양을 넘어 더 먼 지역까지 영향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콘퍼런스 참석에 앞서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대중 강경파로 알려진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도 만났다.

차이 전 총통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선 6일 펠로시 전 의장과 대면한 사실을 공개하고 “대만과 미국, 그리고 최근 몇년간의 세계정세 변화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 의회가 대만 국민과 자유, 민주주의의 지지와 관련해 시종일관 확고함을 지켜왔다며 “여러 해 동안 국제 정세의 어떤 변화에도 펠로시는 시종일관 대만의 굳건한 친구였다”고 적었다.

펠로시 전 의장도 페이스북에 “차이잉원 전 총통은 용감한 민주주의 수호자이며 미국의 소중한 친구”라며 “미국과 대만 간의 유대가 매우 강하며 미국 의회의 대만 국민과 자유에 대한 약속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중국의 인권 문제와 민주화 이슈를 꾸준히 제기하며 공개 비판해 온 미국 의회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분류된다.

2022년에는 현직 하원의장으로는 1997년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방문했고, 이후 양안 긴장과 미중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았다.

소식통은 차이 전 총통의 미국 방문에서 라이칭더 현 총통의 미국 본토 경유 순방을 위한 비공식적 외교활동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대만 언론은 민주당 소속 마이클 베넷(콜로라도) 연방 상원의원, 안드레아 살리나스 하원의원(오리건), 팀 케네디 하원의원(뉴욕) 등 3명의 의원이 6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관영매체는 차이 전 총통과 펠로시 전 의장의 이번 회동을 두고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정치적 행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퉁리췬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대만·홍콩·마카오연구소 연구원의 주장을 인용해 “11월 대만 지방선거를 앞둔 차이 전 총통이 미국에 의존해 ‘대만 독립’을 추구한 이른바 ‘성과’를 부각해 선거 담론에서 입지를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 정치에서 주변부로 밀려난 펠로시 전 의장에게도 이번 만남은 과거의 정치적 역할을 다시 내세울 기회”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두 명의 나이 든 전직 지도자는 여전히 낡은 각본에 빠져 자신들의 정치적 유산과 영향력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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