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서민들과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심각한 자금 압박에 직면했다.
28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브이앤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최근 몇 주 사이 베트남 주요 국영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우대 금리는 기존 연 6.5~8%에서 13~14%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2년 고정 금리가 6.5%였던 불과 몇 달 전과 비교하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살인적인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 12% 넘는 금리에 계약 포기 속출…구매 수요 17% 하락
금리 폭등의 영향은 즉각 장터에서 나타나고 있다. 호찌민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꽝 씨는 “기존 연 7.6%였던 대출 금리가 12%까지 오르자 아파트 구입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며 “매달 갚아야 할 원리금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토론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바동산(Batdongsan)에 따르면 금리 조정이 시작된 지난해 11월 이후 부동산 검색 수요는 전 분기 대비 17% 감소했다. 호찌민의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주당 40~50건에 달하던 예약 건수가 현재 10건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문의는 오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전했다.
◇ 은행권 “부동산 대출 고삐 죄기”…투기 자금 차단 목적
은행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2025년 부동산 관련 대출 증가율이 전체 시스템 평균(19%)을 웃도는 22%를 기록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권은 예금 금리가 연 7%대에 머물고 운영 비용을 고려할 때 14%대의 대출 금리가 비정상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또한 자금을 생산 및 제조 부문으로 유도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
◇ 개발업체 ‘돈줄’ 막혀 사면초가…시장 재편 가속화
금리 상승은 구매자뿐만 아니라 개발업체에도 치명타다. 남롱(Nam Long) 그룹의 루카스 이그나티우스 로 젠 유(Lucas Ignatius Loh Jen Yuh) CEO는 “대출 금리가 10%를 넘어서면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다”며 “자금줄이 막힌 업체들은 신규 프로젝트 추진은 물론 부지 확장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부동산 투기 세력을 걸러내고 시장을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하는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 후인 투안 끼엣(Vo Huynh Tuan Kiet) CBRE 베트남 이사는 “현재 주택 가격이 너무 빠르게 오르고 투기적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단기적인 금리 조정은 합리적인 조치”라고 분석했다.
결국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갖춘 업체들만 살아남는 시장의 ‘적자생존’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수요자들을 위한 지원책은 유지하되 투기는 억제하는 정교한 금리 및 신용 정책의 균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