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을 달리는 중국의 칭짱철도(칭하이-티베트) 열차에서 승객들이 창밖의 절경을 더 선명하게 감상하기 위해 직접 걸레를 들고 기차 창문을 닦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사막과 고원을 가로지르는 긴 여정 속에 창문에 쌓이는 먼지가 ‘세계 최고의 풍경’을 가리는 것을 참지 못한 관광객들이 자발적인 ‘청소부’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3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브이엔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라싸까지 운행하는 Z164 열차를 비롯한 칭짱선 열차들이 정차할 때마다 승객들이 승강장으로 쏟아져 나와 창문을 닦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발 5,000m 이상의 고지대를 지나는 이 노선은 눈부신 만년설과 푸른 호수, 광활한 초원이 펼쳐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 여행’으로 꼽히지만, 모래바람과 눈보라가 잦아 창문이 쉽게 더러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칭짱선을 타는 베테랑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기차역에 정차하는 짧은 시간을 이용해 젖은 수건이나 휴지로 자기 좌석의 창문을 닦는 것이 하나의 ‘암묵적인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시닝(Xining)역처럼 환승이나 장시간 정차가 이루어지는 구간에서는 수십 명의 승객이 동시에 창문을 닦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한다. 한 승객은 인터뷰에서 “완벽한 풍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서는 약간의 수고로움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창문을 닦은 후 펼쳐지는 선명한 설산의 모습은 그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칭짱철도는 극한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열차에 산소 공급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자외선 차단 코팅이 된 특수 창문을 사용한다. 하지만 외부의 먼지만큼은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승객들의 자발적인 ‘세차 서비스’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 철도 당국 역시 이러한 승객들의 행동을 특별히 제지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여행의 즐거움을 더하는 독특한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청소를 넘어 여행객들이 자연과 소통하고 완벽한 순간을 기록하려는 적극적인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구름 위를 달리는 ‘천상 열차’에서 창문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이 기분 좋은 소동은 칭짱철도 여행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특별한 추억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