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미만 임신 194건 집계…”가정·학교 성교육 시급” 전문가 경고
호찌민시(Ho Chi Minh City)에서 청소년 임신이 급증해 2년간 1000명에 가까운 미성년자가 출산하거나 낙태한 것으로 집계돼 충격을 주고 있다고 뚜오이쩨지가 3일 보도했다.
베트남 가족계획협회(Vietnam Family Planning Association)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에서는 연간 약 30만 건의 낙태가 이뤄지는데, 대부분이 15∼19세 젊은 여성들이다. 이 중 60∼70%가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초 호찌민시는 훙브엉병원(Hung Vuong Hospital)에서 아동·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2년간 운영 결과 미성년 소녀와 여성 224건을 지원했는데, 이 중 194건이 16세 미만 소녀의 임신이나 출산 사례였다.
같은 기간 시내 병원들에서는 1000건이 넘는 청소년 임신 사례가 추가로 보고됐지만, 당사자들이 여러 장벽으로 지원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병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총 4만3600건의 출산과 낙태 중 528건이 청소년과 관련됐다. 뜨주병원(Tu Du Hospital)의 경우 청소년 낙태 건수가 2023년 661건에서 2024년 1410건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트란 티 응옥 누(Tran Thi Ngoc Nu) 변호사는 “통계 뒤에 숨은 이야기들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한 사례에서는 남중부 닌투언성(Ninh Thuan Province) 출신 14세 소녀가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아기를 낳았는데, 부모 모두 미성년자이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그만둔 상태여서 출생신고도 하지 못했다.
훙브엉병원 사회사업과장이자 시범사업 책임자인 팜 꾸옥 헝(Pham Quoc Hung) 박사는 “수많은 미성년 임신 사례를 봤는데, 가장 어린 경우는 11세 소녀였다”고 말했다.
헝 박사에 따르면 이런 소녀들 대부분이 결손가정 출신이거나 부모 부재로 조부모와 살고 있다. 약 60%가 학교를 다니지 않고, 나머지 40%도 부모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 생활하고 있다.
생식·성 건강 전국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청소년들이 인터넷을 통해 더 많은 정보에 접근하고 있지만 이해 격차는 여전히 크다. 첫 성관계 평균 연령이 2010년 19.6세에서 2017년 18.7세로 낮아졌지만, 대부분 청소년이 성 건강과 피임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부족하다.
정보 접근성이 높아졌음에도 호찌민시 청소년 낙태율은 전체 낙태의 1.8∼2.5% 수준에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2023년에는 2.3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예방의 핵심이 가정과 학교에서의 조기 포괄적 성교육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헝 박사는 “부모들이 자녀와 생식 건강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뜨득종합병원(Thu Duc General Hospital) 부 티 투(Vu Thi Thu) 박사는 13세 소녀들이 산전 관리를 받으러 온 여러 사례를 언급했다. 많은 소녀들이 자신이 임신한 줄 모르고 배에 혹이 생긴 줄 알았으며, 일부는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그는 조기 낙태가 월경 장애와 감염부터 불임, 우울증과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까지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위험을 수반한다고 경고했다.
뚜오이쪠 2025.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