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임대용 사회주택(공공임대주택)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현재 10~13%에 달하는 시중은행의 고금리 대출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기 자금 회수가 필수적인 임대주택 사업 특성상 높은 조달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민간 개발사들의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23일 호찌민시기업협회(HUBA)가 주최한 ‘사회주택 및 임대주택: 근로자를 위한 안주 대책’ 세미나 공시 보도에 따르면, 현지 부동산 개발사 레타인(Lê Thành)의 레 흐우 응이아(Lê Hữu Nghĩa) 총감독은 현재의 고금리 구조 속에서는 임대주택 투자가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호찌민시 관내의 사회주택 및 임대주택 수요자는 1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시장 수요는 무궁무진하지만, 인허가 절차와 건설에만 수년이 소요되고 자금 회수 기간이 매우 길어 초기 금융 비용 부담이 사업 성패를 가르는 구조다.
응이아 총감독은 1,00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 단지를 조성하는 데 약 1조 동(한화 약 530억 원)이 투입된다고 가정할 때, 이 중 8,000억 동을 연 10% 금리로 대출받아 착공 전 행정 절차와 건설 단계인 6~7년을 버틴다면 이 단계에서만 수천억 동의 이자 비용이 발생한다고 시산했다. 그는 준공 후 임대료 수입만으로는 이 조달 비용을 메우기 어렵다며 “이 같은 조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시장이 작동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15~20년 만기의 장기 저리(연 4~5%) 자금 공급과 함께 파격적인 세제 혜택 및 토지 이용 규제 완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부동산 개발사인 비콘스(Bcons) 그룹의 레 느 하이(Lê Như Thạch) 회장 역시 민간 기업이 이익을 일정 부분 양보하더라도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대규모 임대 시장 형성이 어렵다며 국가의 정책적 개입을 주문했다. 응우옌 오그옌 호아(Nguyễn Ngọc Hòa) HUBA 회장은 주택 시장의 트렌드가 기존 분양 중심에서 임대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자금 조달의 압박이 기존 소비자에서 개발사로 전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저리의 장기 신용 자금 지원과 행정 절차 단축이 없다면 실제 수요가 아무리 많아도 공급 붕괴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측 금융 지원 기관인 호찌민시 국영금융투자공사(HFIC)의 후인 오광 탄(Huỳnh Quang Thanh) 부사장은 시 정부 차원에서 근로자 주택과 학생 기숙사 등을 대상으로 연 7.9~8.9% 수준의 시중 대출 금리를 보조하는 이차보전 지원 제도를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지원이 적용되면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실질 금리는 연 0~1% 수준까지 떨어져 사실상 무이자에 가까운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엄격한 투자 절차와 자기자본 매칭 비율 요구 조건 등으로 인해 실제 이 혜택을 받는 프로젝트는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HFIC는 프로젝트당 우대 대출 한도를 기존 2,000억 동에서 3,000억 동으로 증액하고, 금리 지원 기간도 실제 투자 주기에 맞게 기존 7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세미나에 참석한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는 2030년까지 임대주택 1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려면 단발성 금융 지원을 넘어 상업용 토지 의무 할당(20%) 재원을 활용한 전용 사회주택 개발 기금 설립 등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코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