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의 아파트 전매(세컨더리)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대출 원금 상환 유예 기간이 끝난 집주인들이 금리 인상과 유동성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매매가를 수억 동씩 낮춘 이른바 ‘손절 매물’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하노이 부동산 업계와 CBRE 보고서에 따르면, 하노이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전매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거나 일부 단지에서는 분양가 대비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하노이 북부의 한 45층 규모 대단지 전용면적 58㎡ 아파트는 최근 ㎡당 1억 400만 동에 매물로 나왔는데, 이는 분양 계약가보다 700만 동 낮은 수치로 전체 가치는 4억 동(약 2,200만 원)가량 하락했다. 동부 지역의 일부 단지 역시 과거 2억~4억 동의 웃돈(Pee)이 붙어 거래되던 것과 달리 현재는 분양가 그대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 업체 CBRE는 올해 1분기 하노이 아파트 전매 시장의 평균 매매가가 ㎡당 6,200만 동으로 지난해 4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1% 상승한 수치지만, 지난해 말부터 가격 상승 폭이 눈에 띄게 둔화되었다는 분석이다. 응우옌 호아이 안(Nguyen Hoai An) CBRE 하노이 이사는 “수 분기 동안 지속된 가격 급등 이후 실거주자들의 지불 능력이 한계에 부딪히며 나타난 필연적인 조정”이라며 “특히 원금 상환 유예가 종료된 집주인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호가를 낮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부동산중개인협회(VARS) 역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이 ‘선별적 거래’ 상태로 전환되었다고 분석했다. 조사 결과, 10~30%의 초기 자본만으로 대출을 끌어다 ‘단기 전매 차익(Lướt sóng)’을 노렸던 투자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가구당 1억~3억 동가량 가격을 낮춘 매물이 늘고 있지만, 매수 문의는 수개월째 끊긴 상태다.
반면 신규 분양(프라이머리) 시장의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하노이 신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당 1억 200만 동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급등했다. 이는 토지 임대료, 보상비, 원자재 가격 등 시행사의 투입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분양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신규 분양가와 전매가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전매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팜 득 또안(Pham Duc Toan) EZ 프로퍼티 대표는 “대출 금리 상승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실거주 및 투자 수요가 모두 감소하고 있다”며 “시행사들이 주거 수요에 맞는 제품 구조로 재편하고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야만 부동산 시장의 자금 흐름이 다시 트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