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베트남산 철강 제품에 대해 최대 130%에 달하는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최근 베트남산 철근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자 미국이 강력한 무역 장벽을 세우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12일 베트남 산업통상부 산하 무역구제국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DOC)는 베트남산 철근(Steel Concrete Reinforcing Bar)에 대한 반덤핑 조사 예비결정에서 베트남 기업들에 121.97%에서 최대 130.77%의 관세율을 책정했다. 이는 함께 조사를 받은 불가리아(52.8%)나 이집트(34.2~52.7%)와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특히 베트남 최대 철강사인 호아팟(Hoa Phat) 그룹이 직격탄을 맞았다. DOC는 호아팟 해즈엉, 호아팟 둥꿕, 호아팟 흥옌 등 10개 계열사를 묶어 강제 답변대상자로 지정하고 121.97%의 예비 관세율을 부과했다. 나머지 베트남 철강사들에는 더 높은 130.77%의 세율이 적용됐다.
미국이 이처럼 이례적인 고율 관세를 들고 나온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베트남산 철근의 폭발적인 유입이 있다. 지난 2022년 불과 43t(4만 3,000달러) 수준이었던 베트남산 철근의 대미 수출량은 2023년 2만 7,700t(1,680만 달러)으로 급증하더니, 2024년에는 5만 6,400t(약 3,000만 달러)에 육박하며 2년 만에 1,300배 넘게 성장했다.
베트남 무역구제국은 이번 예비결정 세율이 타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고 판단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DOC는 향후 추가 질의서 발송과 함께 베트남 현지 기업들을 방문해 실사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최종 판정은 오는 2026년 7월로 예정되어 있다.
정부 관계자는 기업들에 DOC의 예비결정을 면밀히 분석하고 변호사 등 전문가와 협력해 반박 자료를 철저히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현장 실사 과정에서 정보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종 관세를 낮추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120%가 넘는 관세는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나가라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다며 최종 판정까지 정부와 민간이 총력 대응하지 않으면 베트남 철강 산업의 수출 전선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