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고고학자들이 진시황(秦始皇)이 기원전 212년 건설을 지시한 고대 도로 ‘진직도(秦直道)’의 새로운 구간 13km를 발견했다. 2,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풀이 자라지 않는 이 도로는 ‘세계 고속도로의 조상’으로 불린다.
산시성 위린시에서 신규 구간 발견… 진·한 시대 유적도 확인
이번 발견은 위린(榆林)시 문화유산연구보존원의 조사를 통해 이달 공개됐다. 산시(陝西)성 위린시에서 발견된 이 구간은 중국 북부를 약 700~900km에 걸쳐 관통했던 2,200년 된 고속도로, 진직도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제공한다. 진직도는 인류 역사상 가장 야심찬 인프라 프로젝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조사팀은 도로 바로 옆에서 진·한(秦漢) 시대의 소규모 유적지도 발견했다. 이는 역참(驛站)이나 도로 유지·보수 시설로 추정된다. 도로 일부 구간에서는 진·한 시대 특유의 기와 조각들이 흩어져 있어 공사 시기를 명확히 보여준다.
폭 40~60m 4차선 규모… 5년 만에 완공
역사 기록에 따르면 진직도는 중국 최초의 황제 진시황의 명령으로 건설됐으며, 단 5년 만에 완공됐다. 도로 폭은 약 40~60m로 4개 차선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발굴 결과, 도로 건설 기술이 매우 정교했음이 확인됐다. 일직선으로 뻗은 배수로, 다진 흙으로 보강한 경사면, 단단하게 압축된 노반 등이 발견됐다.
“소금 섞은 소성토(燒成土)로 2,200년간 잡초 차단”
2,200년이 지나도 풀이 자라지 않는 비결은 특수한 건설 기법에 있다. 중국 매체 ‘어메이징 아워 컨트리’에 따르면, 당시 건설 인부들은 단단히 압축한 소성토(燒成土·구운 흙)를 사용해 잡초가 자랄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진직도 건설에 사용된 흙은 모두 여러 차례 구운 뒤 소금을 섞었다. 고온에서 구우면 흙 속 풀씨가 발아할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소금을 섞어 단단히 다지면 흙이 극도로 단단해지고 틈새가 없어져 내부에 산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씨앗이 도로 위에 떨어져도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이 때문에 진직도의 많은 구간에서 2,200년이 지난 지금까지 풀이 자라지 않는다.
“계곡 메우고 산 깎아” 함양에서 바오터우까지 연결
역사 기록은 당시 인부들이 “계곡을 메우고 산을 깎아 평평하게 만들었다”고 묘사한다. 진직도는 진나라 수도 함양(咸陽)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바오터우(包頭)까지 14개 현(縣)을 관통하며, 진시황의 북방 방어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왕조 교체와 부족한 역사 자료로 인해 정확한 경로는 시간이 지나면서 실전됐다. 1974년 중국 고고학자들이 도로의 일부 구간을 발굴했으며, 나머지 구간을 찾는 작업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만리장성 다음가는 고대 국방공사… 세계 고속도로의 조상”
위린시에서 새로 발견된 13km 구간은 고대 기록을 확인하고 고대 건설 기술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다. 이는 중국이 세계 최초의 장거리 도로망 중 하나를 건설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발견은 또한 산시성 위린과 내몽고 오르도스(Ordos) 사이의 다른 도로 구간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문화유산보(中國文化遺産報)에 따르면, 진직도는 만리장성에 이어 중국 고대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국방 공사이며, 동시에 ‘세계 고속도로의 조상’으로 불릴 수 있다.
진직도(秦直道)란
진직도는 기원전 212년 진시황이 북방 흉노족의 침입에 대비해 건설을 명령한 군사용 고속도로다. ‘직도(直道)’라는 이름은 ‘곧은 길’이라는 뜻으로, 가능한 한 직선으로 건설했음을 나타낸다. 당시 장군 몽염(蒙恬)이 30만 명의 인력을 동원해 약 5년 만에 완공했다. 수도 함양(지금의 시안 인근)에서 내몽고 바오터우까지 약 700~900km를 연결했으며, 기병이 3일 만에 수도에서 북방 국경까지 도달할 수 있게 했다. 로마의 아피아 가도(기원전 312년)와 함께 고대 세계의 대표적인 도로 인프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