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국왕의 어머니…1년간 애도기간 선포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의 어머니이자 푸미폰 야둔야뎃 전 국왕(라마 9세·1927∼2016)의 부인으로서 태국 왕실의 ‘큰어른’인 시리낏 왕대비가 93세로 별세했다고 태국 왕실이 25일 발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왕실 측은 시리낏 왕대비가 2019년부터 여러 질병으로 입원 생활을 하다가 이달 중순 혈액 감염을 앓은 뒤 전날 밤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왕실은 1년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으며,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26∼28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취소했다.
태국 내각은 이날 회의를 열어 장례 절차를 논의할 방침이다.
1932년생인 시리낏 왕대비는 프랑스 주재 태국 대사의 딸로 태어나 파리에서 음악과 어학을 공부하다가 푸미폰 국왕을 만났다.
푸미폰 국왕이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자 시리낏은 그가 머물던 스위스로 와서 그를 간호했고, 푸미폰 국왕은 시와 왈츠 음악을 지어 시리낏에게 구애했다.
시리낏은 18세인 1950년 푸미폰 국왕과 결혼,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과 세 공주를 낳으며 2016년 푸미폰 국왕이 별세할 때까지 66년간 남편과 함께했다.
시리낏은 남편과 함께 자주 태국 지방 곳곳을 돌아보면서 시골 주민들과 직접 만나고 그들의 고민을 경청해 ‘태국의 어머니’로 불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재단을 만들어 가난한 농촌 가정의 소득을 늘리고 전통 공예품을 보존하는 사업을 벌였으며, 삼림·수자원·바다거북 보호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했다.
또 젊었을 때 프랑스 브랜드 피에르 발망과 협업해 태국 비단 의상을 만들어 눈길을 끄는 등 태국 왕실의 ‘스타일 아이콘’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층 ‘레드 셔츠’와 대립하는 왕당파 지지층 ‘옐로 셔츠’를 도왔고, 2008년에는 경찰과의 충돌로 숨진 옐로 셔츠 시위자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등 때로 정치적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연합뉴스 202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