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정면승부는 불가능”…베트남 ‘잘로’ 창립자의 생존 전략

-8천만 사용자 메신저앱 구축한 부엉꽝카이 “단순함·신뢰성으로 차별화”

(하노이=연합뉴스) 베트남 최대 메신저 앱 잘로(Zalo)의 창립자 부엉꽝카이(Vuong Quang Khai·46)가 글로벌 IT 거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비결을 공개했다고 16일 Vnexpress지가 보도했다.

2012년 출시된 잘로는 현재 8천만 사용자를 보유한 베트남 최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부엉꽝카이는 베트남 1세대 기술 엔지니어 중 한 명으로 2000년대 초부터 여러 인터넷 제품 개발에 참여했다.

부엉꽝카이는 최근 VnExpress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거인과 비슷하지만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 정면 승부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유일한 방법은 반대 방향으로 가서 그들이 놓친 틈새를 찾아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경쟁사의 거대한 인력과 수많은 기능을 따라갈 수 없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단순하게 만들기로 했다”며 “당시 베트남의 미발달된 통신 인프라에서 OTT 서비스가 불안정했기 때문에 메시징에서 신뢰성, 속도, 안정성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잘로는 최근 무료 인터넷 제품에 익숙한 시장에서 위험한 행보로 여겨지는 프리미엄 기능 유료화 정책을 도입했다. 부엉꽝카이는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일반적인 인터넷 모델은 핵심적 약점이 있다”며 “구글 검색 결과가 광고와 저품질 사이트로 넘쳐나고, 페이스북 피드는 과도하게 상업화돼 개인적 터치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플랫폼이 사용자로부터 직접 수익을 얻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며 “애플이 좋은 예로,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낼 만한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보다는 국내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부엉꽝카이는 “2015년경 몇 개 시장을 테스트해본 결과 국내 성공이 최고 제품이 있어서가 아니라 베트남 사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이 있어서라는 어려운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AI 도입에 대해서는 “매월 2천만명이 잘로의 AI 기반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며 “AI는 새로운 기술 물결이며 기술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 기술자들의 역량에 대해서는 “베트남 엔지니어들의 기술적 능력은 실리콘밸리 최고 기업에서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도 “세계적 수준의 기술 제품 개발에는 제품 설계라는 또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엔지니어는 많지만 기술 설계자는 너무 적다”고 아쉬워했다.

Vnexpress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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