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으로 석유·가스 공급에 큰 타격을 받은 베트남 등 동남아 각국이 바이오연료·석탄 같은 다른 에너지원을 급하게 찾는 가운데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최대 대기업 빈그룹은 최근 베트남 산업무역부 등에 서한을 보내 자사의 액화천연가스(LNG)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포기하고 대신 친환경에너지 프로젝트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들어서는 이 발전소는 총용량 4.8기가와트(GW)로 베트남 최대 규모의 LNG 발전소 건설 계획이다.
빈그룹은 2030년 1단계 가동을 목표로 지난해 9월 공사를 시작하고 GE버노바를 가스 터빈·발전기 공급 업체로 선정하는 등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빈그룹은 LNG 가격 폭등을 고려해 이 발전소 건설을 접고 태양광·풍력 발전과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결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허가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다.
빈그룹은 서한에서 최근 전쟁에 따른 LNG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이 “LNG 발전 프로젝트에서 높은 연료 가격이 갖는 심각한 위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이퐁 발전소가 완전 가동할 경우 연간 약 500만톤(t), 35억∼38억 달러(약 5조2천500억∼5조7천100억원)어치의 LNG가 필요하며, 이는 베트남 경제의 외환 수요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빈그룹은 “수입 연료에 대한 의존은 비용 문제 외에도 에너지 안보, 공급 자율성, 베트남의 발전 비용 통제 능력에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평가했다.
그룹 측은 친환경에너지 프로젝트의 비용을 약 250억 달러(약 37조5천억원)로 제시하면서 적절한 송전 인프라가 갖춰질 경우 LNG 발전소의 유효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초기 투자 비용이 LNG 발전소보다 약 5배 많을 수 있다면서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는 ‘적절한 전기요금 책정 방식’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빈그룹 사례는 이번 전쟁으로 LNG 프로젝트가 폐기되거나 연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번째 구체적인 신호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간 여러 국가·기업들이 석탄·석유 화력발전에 비해 온실가스·오염물질 배출량이 훨씬 적은 LNG 발전으로 전환하려다가 전쟁으로 이런 전략을 재고하고 친환경에너지에 주목하게 됐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도 최근 LNG 터미널 프로젝트에 대해 사업 타당성이 입증될 경우에만 추진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에너지난 완화를 위해 각 시설 등의 옥상 태양광 설치를 늘리고 전력 절약 조치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태국에서도 전날 엑니띠 니띠탄쁘라빳 재무부 장관이 한 행사에서 “현재 상황은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위기”라면서 친환경에너지가 태국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태국은 태국산 팜유를 20% 함유한 B20 바이오디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보급 확대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도 올해 팜유를 50% 혼합한 B50 바이오디젤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베트남도 바이오에탄올이 10% 함유된 E10 휘발유 도입 시기를 당초 6월 초에서 이달로 앞당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