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모 등 이례적 경로…아열대 고기압 남서 이동·약한 한랭전선 영향

올해 베트남에 영향을 준 태풍 10개 중 6개가 북쪽으로 진로를 틀면서 이례적인 기상 현상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7일 Vnexpress지가 보도했다.
최근 열대저압부로 약화한 태풍 맛모(Matmo)를 포함해 올해 우팁(Wutip), 위파(Wipha), 카지키(Kajiki), 타파(Tapah), 라가사(Ragasa) 등이 통상 경로인 중부 해안 대신 베트남-중국 국경 방향으로 북상했다.
10월은 일반적으로 태풍이 베트남에 상륙하는 최고 성수기다. 태풍은 보통 필리핀 동쪽에서 형성돼 서북서쪽으로 이동하며 루손(Luzon)섬을 거쳐 남중국해(베트남은 동해<East Sea>라 부름)로 들어온 뒤 베트남 중부 해안으로 향한다. 이는 위도 25∼35도 부근의 아열대 고기압이 동쪽에서 태풍을 막고, 북쪽 한랭전선이 서북서 방향 흐름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맏모는 월요일 오전 열대저압부로 약화하면서 이런 통상 경로를 벗어나 베트남-중국 국경으로 북상했다.
국가수문기상예보센터 기상예보부의 응우옌반흐엉(Nguyen Van Huong) 부장은 “올해 태풍이 북쪽으로 이동하는 빈도가 늘어난 것은 아열대 고기압과 한랭전선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수문기후변화연구소 산하 기상기후연구센터의 쯔엉바끼엔(Truong Ba Kien) 부소장은 맏모의 북상 원인을 두 가지로 꼽았다.
첫째, 일기도 분석 결과 아열대 고기압이 북서쪽으로 밀리고 있으며 동쪽으로 후퇴하면서 남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돼 맏모가 북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었다는 것이다.
둘째, 북쪽 한랭전선이 약해 태풍을 베트남 중부 쪽으로 밀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끼엔 부소장은 “이런 요인들이 결합해 맏모가 평소처럼 중부에 상륙하지 않고 북상해 통킹만(Gulf of Tonkin)과 북부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과거 기록을 보면 10월 태풍은 대체로 서북서 방향으로 베트남 중부를 향한다. 하지만 지난 40년간 태풍 경로 분석 결과 루손을 거쳐 남중국해로 진입한 뒤 하이난(Hainan)섬이나 레이저우(Leizhou) 반도를 거쳐 통킹만으로 향하는 북상 경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부 경로보다 빈도는 낮지만 드문 현상은 아니며 매 태풍 시즌마다 반복된다는 것이다.
끼엔 부소장은 과거 북상 경로 사례로 2016년 10월 태풍 사리카(Sarika)를 들었다. 필리핀 동쪽에서 형성된 사리카는 루손을 거쳐 하이난에 상륙한 뒤 베트남 북부와 중북부에 영향을 미치며 한랭전선과 맞물려 폭우를 쏟아냈다.
2017년 10월 태풍 카눈(Khanun)도 남중국해 북부에서 세력을 키워 하이난-광둥(Guangdong)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통킹만에 강풍과 높은 파도를 일으키고 베트남 북부에 비를 뿌렸다.
2011년 9월 말∼10월 초 태풍 네삿(Nesat)도 비슷한 경로를 따라 루손에 영향을 준 뒤 하이난-광둥으로 향하면서 베트남 북부에 강한 계절풍과 폭우를 가져왔다.
Vnexpress 202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