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이 열매가 열렸다. 무르익은 열매가 떨어지면 그 자리에 다시 열렸다. 어느 날 마당에 떨어진 푸른 과일을 베어 물었더니 엽록소의 싱싱함이 미뢰에 가득 번진다. 구아바였다. 마트에서나 보던 망고가 마당의 큰 나무에서 익어 떨어졌다. 마당구석 바나나 나무에서는 바나나가 열리고 또 열렸다. 야자나무 흔들거리는 꼭대기까지 타고 올라가 머리통만한 코코넛을 땄다. 부엌칼로 몇 번을 내리쳐 딱딱한 껍질 속에 있는 청량한 과즙을 야수같이 들이켰다. 한 낮에 맑은 하늘이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바뀌면 누군가 팬티바람으로 마당에 나가 하염없이 쏟아지는 맑은 비를 맞았다. 누가 뭐랄 새도 없이 모두 팬티만 걸치고 굵은 비를 얼굴로 맞고 뛰어다닌다. 뛰다 지치면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주저앉은 자리에서 그대로 누웠다. 누워서, 비를 …
Read More »할 말을 사이공에 두고왔어
2019년 1월 14일 베트남 월급쟁이의 일상의 황홀, 컬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