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Ho Chi Minh City)에서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수족구병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며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9일 호찌민시 질병통제센터(HCDC)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호찌민에서 발생한 수족구병 환자는 1,347명으로 직전 4주 평균 대비 64% 폭증했다. 이로써 올해 초부터 집계된 누적 환자 수는 1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번 확산세는 영유아 사망 사례까지 보고될 만큼 치명적이다. 꼰다오(Con Dao), 롱디엔(Long Dien)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현재 호찌민 내 주요 아동 병원들은 몰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이미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으며, 수백 개의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호찌민 제1아동병원의 경우 현재 42명의 어린이가 입원 치료 중이며, 이 중 12명은 산소호흡기에 의존해야 하는 중증(3단계) 환자다. 제2아동병원 역시 지난주에만 443명의 외래 환자가 방문해 지난달 초보다 환자 수가 3배 가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의 원인으로 독성이 강한 ‘에어로바이러스 71(EV71)’의 재출현을 꼽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EV71의 ‘C1’ 변이체는 전파력이 매우 빠를 뿐만 아니라 기존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성질이 있어, 과거에 수족구병을 앓았던 아이들도 재감염될 위험이 크다.
응우옌 민 띠엔(Nguyen Minh Tien) 제3아동병원 부원장은 “EV71 바이러스는 피부 발진이 적어 부모들이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중추신경계를 직접 공격해 12~24시간 안에 호흡 부전이나 심장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당국은 아이가 48시간 이상 고열이 지속되거나 구토, 몸 떨림, 걸음걸이 비틀거림 등의 증상을 보일 경우 입안의 궤양이나 손발의 수포가 보이지 않더라도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