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생물학 난제 풀었다”… 암 치료 새 지평 연 베트남 과학자들

출처: VnExpress
날짜: 2026. 3. 12.

분자생물학계의 20년 묵은 수수께끼를 베트남 출신 과학자들이 풀어냈다. 12일 학계에 따르면, 홍콩 과학기술대(HKUST) 생명과학부 응우옌 뚜안 안(Nguyen Tuan Anh) 부교수와 응오 민 과(Ngo Minh Khoa), 레 꽁 쭉(Le Cong Truc) 연구원이 주도한 논문이 지난 4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끄고 켜는 조절자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RNA(miRNA)’ 생성의 핵심 효소인 ‘다이서(DICER)’의 작동 원리를 새롭게 규명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다이서가 RNA의 한쪽 끝(5’-end)에 있는 단일 주머니(Binding pocket)에만 결합해 가위질한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이 이론으로는 특정 염기(구아노신)가 포함된 RNA를 절단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설명하지 못했다.

안 교수팀은 지난 9년간 자체 개발한 생화학 분석법과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 기술을 동원해 원자 수준에서 효소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그 결과, 다이서에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제2의 주머니’가 존재하며, 이것이 특정 염기를 인식해 정밀하게 절단 위치를 잡는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발견은 암 치료 분야에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몸의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 질병을 치료하는 ‘RNA 간섭(RNAi)’ 치료제는 현재 항암제와 고콜레스테롤 치료제 등으로 개발이 활발하다. 하지만 다이서의 절단 원리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 약물 설계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밝혀낸 정밀 절단 메커니즘은 표적 암세포만을 정확히 공격하는 고효율 차세대 치료제 개발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홍콩대 생명과학부 권성철 조교수는 “분자생물학의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낸 쾌거”라며 “암 치료를 위한 새로운 치료적 접근법에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연구 과정은 험난했다. 연구팀은 전용 연산 시설이 부족해 밤새 타 연구실의 컴퓨터를 빌려 써야 했고, 3년 넘게 계속된 실험 실패를 견뎌내야 했다. 안 교수는 “올바른 방향과 기회만 주어진다면 베트남의 지성이 국제 무대에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안 교수는 과거에도 세계적 저널인 ‘셀(Cell)’에 두 차례 논문을 게재하는 등 인정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의 연구 중 하나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KOFST)가 선정한 ‘2015년 10대 과학기술 성과’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응오 민 과는 현재 박사 과정 중이며, 레 꽁 쭉은 박사 학위 취득 후 스위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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