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도쿄 국립박물관을 비롯한 주요 국립 문화 시설의 입장료를 외국인 관광객에게 더 높게 책정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6일 현지 언론과 문화청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문화청은 전국 12개 국립 박물관 및 미술관의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늦어도 2031년 3월까지 이중 가격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국립 박물관들의 정부 보조금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력을 강화하라는 정부 지침에 따른 것이다. 문화청은 2030년까지 박물관 운영비의 65%를 입장료와 기념품 판매 등 자체 수익으로 충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기준에 미달하는 시설은 구조조정이나 폐쇄 위기에 처할 수 있다. 현재 이들 박물관의 수익률은 운영비 대비 약 55% 수준이다.
이러한 정책의 배경에는 기록적인 엔저 현상과 일본 내 급격한 물가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현재의 입장료가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질 임금이 정체된 일본 거주자들에게는 인상된 요금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의 경우 자국민과 동일한 요금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이나, 결제 시 거주증 제시 등 추가 절차가 수반될 수 있어 ‘차별적 처우’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문화청은 요금 인상 외에도 야간 개장 시간 연장, 특별 전시 기간 확대 등 방문객 친화적인 수익 증대 방안도 함께 모색 중이다. 그러나 자국민과 외국인의 요금을 차등화하는 이중 가격제는 이미 일본 관광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어 실제 시행 과정에서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