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의 대형 ICT 제품 유통기업인 디지월드(Digiworld·DGW)가 주식 시장에 8천억 동에 육박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으나, 최근 증시 변동성으로 인해 상당한 수준의 평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간) 베트남 경제 매체 카페에프(CafeF)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디지월드의 최신 재무 보고서 분석 결과 이 회사는 상장사 주식을 매입하는 데 총 8천억 동(한화 약 420억 원) 가까운 자금을 지출했다. 주요 투자 대상은 베트남 최대 철강 기업인 화팟(Hoa Phat·HPG)을 비롯해 테콤뱅크(Techcombank·TCB), VP뱅크(VPBank·VPB) 등 금융권 우량주에 집중됐다.
그러나 베트남 증시의 전반적인 조정세와 맞물려 디지월드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현재 약 900억 동(한화 약 47억 원)의 잠정 평가 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디지월드가 가장 많은 비중을 할애한 철강 및 은행 섹터의 주가가 기대만큼 반등하지 못하면서 손실 규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디지월드는 그동안 전자제품 및 정보통신 기기 유통이라는 본업에서 쌓은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재무 수익 다변화를 꾀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단순한 자금 운용을 넘어선 수익성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으나, 단기적인 평가 손실이 기업 전체의 당기순이익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디지월드의 이번 주식 투자 규모는 설립 이후 최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손실액이 확정될 경우 향후 실적 발표에서 영업외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 분석가들은 “유통 기업인 디지월드가 전문 투자 영역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며 “향후 주가 회복 여부에 따라 회사의 재무 건전성 평가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디지월드 측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장기적 가치 투자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인 만큼 당분간 보유 지분을 유지하며 시장 상황을 주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