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2년 36억달러 연평균 5.8%↑

베트남의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노인 돌봄 서비스와 노인 주택을 포함한 요양 시장이 향후 10년간 큰 폭의 성장을 보일 잠재적 산업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세빌스하노이(Savills Hanoi)의 매튜 파월(Matthew Powell) 이사는 최근 시장 보고서를 통해 “베트남의 노인 돌봄 서비스 규모는 지난해 23억 달러에서 연평균 5.8% 성장해 2032년이면 3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러한 시장 성장은 향후 10년 내 수백만 명의 은퇴 연령 진입과 더불어 정신 건강 및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엔인구기금(UNFPA) 보고서를 인용해 “베트남의 노인 돌봄 시스템은 여전히 규모와 전문성 측면에서 상당히 미흡한 수준을 보인다”며 “베트남 전체 노인의 80% 이상이 재택 돌봄을 필요로 하지만, 지원 단체를 조직한 지역 사회는 30%가 채 되지 않으며, 전국 전문 요양 시설 역시 100곳이 채 되지 않는다. 특히 베트남은 요양사를 공식 직업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인재풀이 매우 얇고, 교육 또한 표준화되어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장기 요양 △요양원 △돌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현재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베트남에서 요양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빈그룹(Vingroup, VIC)과 썬그룹(Sun Group), 노바랜드(Novaland, NVL), 비나리빙(VinaLiving) 등 일부에 그치며 추진 중인 사업 수와 규모 역시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노인 요양 사업에 대한 재정·법적 문제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통계당국에 따르면, 베트남은 2038년이면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UN)의 기준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 고령 사회, 20% 이상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유엔인구기금은 2050년까지 베트남 인구 6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고령 인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빌스는 이러한 전망치를 바탕으로 향후 10년 내 장기 요양 수요가 급증해 △헬스케어 요양원 △의료 서비스 결합 주택 등 노인 관련 특화 시장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 컨설팅 전문 업체인 로터스어드바이저리그룹베트남(Lotus Advisory Group Vietnam)의 올리비아 우드(Olivia Wood) 이사 또한 “베트남은 급속한 고령화와 많은 노령 인구, 실제 수요와 현재 공급 간 격차,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 및 의료 트렌드로 인해 노인 요양 시장이 뚜렷하게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시장이 투자 관점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책 개선 △투자 자원 유치 △양질의 인적 자원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 유일 노인 전문 비정부기구(NGO)인 헬프에이지인터내셔널베트남(HelpAge International Vietnam)의 쩐 빅 투이(Tran Bich Thuy) 베트남지사장은 “베트남의 요양 서비스 모델은 법적 규제 부족과 인력난, 자녀가 노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전통적 사고방식으로 인해 도입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노인 시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완전한 법적 체계 구축과 지속 가능한 인재 양성을 위한 표준화가 필요하며, 동시에 전문적인 기준 확립으로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고도로 숙련된 요양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향후 전문 요양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데 전제 조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밀리 펠(Emily Fell) 헬프에이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생활 부문 담당 수석 이사는 “베트남은 선진 시장의 모델을 그대로 차용하기보다 실정에 맞는 적합한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며 호주의 ‘라이프스타일’(Lifestyle), 일본의 노인 주택 시장, 싱가포르의 수직 마을 등을 참고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이어 “공립 요양원은 노인의 안전 및 보호 등의 계획을 위한 명확한 법적 체계가 필요하며, 중환자 치료 모델은 공적 또는 사적 보험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지불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며 “베트남은 시설 등 외형적 인프라 구축보다 돌봄 모델의 핵심인 운영 기관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해야 한다. 명망 있는 운영 기관의 형성은 베트남 요양 모델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드비나 202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