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그룹·타코 수주 의지

베트남 역사상 최대 규모 인프라 사업인 북남고속철도 건설에 대한 투자자 선정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인사이드비나지가 보도했다.
베트남 정부는 27일 북남고속철도 투자자 회의를 열고 각 정부 장관과 기관장, 산업계 관계자, 그리고 수주전에 참여한 기업 5곳의 임원진 등을 초청, 각 사의 구체적인 자본 조달 방안과 사업 계획 등을 듣고 투자자들이 관심 있는 현안에 대해 정부 측이 직접 답변하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국회가 승인한 결의안에 따르면, 북남고속철도는 하노이 응옥호이역(Ngoc Hoi)부터 호치민 투티엠역(Thu Thiem)까지 20개 성·시를 통과하는 길이 1541km, 설계속도 350km/h(1435mm 표준궤간)의 여객중심 복선 철도로, 총사업비 1713조 동(649억5590만여 달러)이 투입되는 베트남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투자 사업이다.
완공시 국토 종단에 소요되는 시간은 5시간으로, 북부-중부-남부지방이 일일생활권으로 연결된다.
회의를 주재한 응웬 화 빈(Nguyen Hoa Binh) 상임부총리는 “오늘 회의의 목적은 투자자 선정이 아니라 각 기업의 방향과 제안, 투자 계획, 재정 능력 및 약속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자, 동시에 제출 서류 중 누락 정보를 명확히 하는 데 있다.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실제 역량과 신뢰를 평가해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회의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빈 부총리는 이번 회의가 투자자 선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참석자와 내용을 고려할 때 재정적·기술적 역량이 부족한 기업을 1차적으로 제외시키기 위함이라는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북남고속철도 사업 수주에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은 △빈스피드(VinSpeed) △ 타코그룹(Thaco·Truong Hai Group)△미국 메콜러-그레이트 합작법인 △탕롱건설공사 △베트남철도운송공사(VNR) △호아팟그룹(Hoa Phat Group, HPG) 등 모두 6곳이다.
이 중 1000억 달러를 직접 조달하겠다며 화제를 모았던 메콜러-그레이트는 연락이 닿지 않아 불참했다. 해당 회사는 2016년 메콩 삼각주 껀터에서 설립된 무역진흥 업체로, 2021년 사업자등록정보에 따르면 자본금은 10억 동, 재직자는 4명에 불과한 소규모 기업이다.
이날 빈스피드 측 대표자로 참석한 응웬 비엣 꽝(Nguyen Viet Quang) 빈그룹(Vingroup, VIC) 부회장 겸 대표이사는 “당사는 사업비의 80%를 30년간 차입해 투자하고자 한다. 차입금 관련 규정은 엄격히 준수할 것이며 다른 업체에 사업을 양도하거나 하도급 업체에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최신 기술과 장비에 대한 투자 △철도 산업의 국산화율 제고를 위한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 △사업비 증액 방지 및 자본금 확충 등을 약속했다.
빈스피드는 부지 정리 비용 제외 총 610억 달러 상당을 투자할 계획이다. 예상 완공 기한은 토지 할당일로부터 5년간이다.
빈스피드는 총사업비의 80%를 정부 대출로 조달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통해 공사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시킬 수 있으며, 개통 후 30년이면 원금의 80%를 회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꽝 대표는 “이를 통해 국가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 환경이 조성될 것이며, 국가는 자본 초과나 자본 회수 지연에 대한 걱정 없이 고속철도 산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응웬 황 뚜예(Nguyen Hoang Tue) 타코그룹 부대표는 “당사는 사업비 중 20%를 직접 투자하고, 나머지를 차입할 계획이며, 자체 자본 외 국내외 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위한 별도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타코그룹은 하노이-빈(Vinh) 구간의 예상 공사 기간을 5년, 냐짱-빈 구간을 7년으로 각각 전망했다. 뚜예 부대표는 “당사는 공사 일정을 준수하기 위해 인적 자원과 지출 계획 수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투자 연구 및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 및 표준 프레임워크의 조속한 발표를 정부 당국에 건의했다.
빈 부총리는 “오늘 회의는 진지한 자세로 사업에 임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가려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하며 “사업 규모를 고려할 때 일부 기업들의 제출 서류가 미비했던 점, 최대 1000억 달러 규모 자본 조달 정보를 발표하고 연락조차 되지 않던 점은 상당히 유감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의는 투자자 선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북남고속철도는 대규모 첨단 기술이 적용돼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으로, 투자자와의 정보 교류와 이해에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사업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도록 건설부와 재무부, 중앙은행(SBV) 및 유관 기관은 각 기업의 투자 방식과 제도를 면밀히 살펴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인사이드비나 2025.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