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DI 급증과 제조업 강세… ‘아시아의 새로운 호랑이’ 부상
– 미국 46% 관세 위협 속에서도 공격적 목표의 배경은?
베트남 국회(National Assembly)가 2025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당초 6.5~7%에서 최소 8%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경제 규모 5,000억 달러(약 700조원), 1인당 국내총생산(GDP) 5,000달러 돌파를 노리는 야심찬 계획이다. 하지만 이 목표는 결코 순탄한 길 위에 있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산 수출품에 46%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4월 9일 발효 예정이었던 이 조치는 협상을 위해 90일간 유예됐지만, 전자제품·섬유·가구·수산물 등 베트남의 핵심 수출 품목을 직격탄으로 맞을 수 있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글로벌 경제 둔화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라는 악재도 겹쳤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2024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는데, 이는 전년(3.3%)보다 낮고 2011~2019년 평균(3.5%)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그럼에도 베트남 정부가 8% 성장이라는 공격적 목표를 고수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2024년 7.09%의 성장률로 역내 최고 성과를 냈고, 2025년 1분기에도 6.93%를 기록하며 탄력을 받았다. 더 중요한 것은 구조적 성장 동력이다. 2025년 1월 한 달 동안만 43억3,000만 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몰려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48.6% 급증한 수치다.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제조 거점을 베트남으로 이동하면서 반도체·전자제품 등 첨단 산업 투자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의 하나 마이크론(Hana Micron), 미국의 암코르 테크놀로지(Amkor Technology), SK그룹(SK Group) 등이 대표적이다. 203조 동(76억9,000만 달러) 규모의 철도 프로젝트를 비롯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도 본격화됐다. 베트남 국립은행(State Bank of Vietnam)은 신용 성장 목표를 16%로 설정하며 금융 측면에서도 전폭 지원에 나섰다.
국제 기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각각 6.3%와 6.1%로 하향 조정한 반면, UOB은행(United Overseas Bank)은 7%, 메이뱅크(Maybank)는 7.3%로 상향했다. 투자개발은행(BIDV)의 캔 반 룩(Can Van Lu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상 시나리오에서 7.5%,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8%가 가능하지만 도전적 과제”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결국 베트남이 미국 관세 폭탄과 글로벌 경제 역풍 속에서 8%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외교 협상의 성과, FDI 유입 지속성, 내수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 1980년대 한국·대만·싱가포르가 그랬던 것처럼, 베트남이 진정한 ‘아시아의 새로운 호랑이’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 8% 성장 드라이브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는 지난 2월 19일 제15기 국회 제9차 임시회의에서 보충 사회경제 개발 계획안을 제출하며 8% 성장 목표를 공식화했다. 이 안건은 출석 의원 464명 중 463명이 찬성하며 96.86%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통과됐다. 팜 총리는 “2025년 1분기 GDP 성장률이 6.93%로 2020~2025년 기간 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그러나 팜 총리도 리스크 요인을 인정했다. 그는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을 비롯한 국제 정세와 국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유연하고 시기적절한 정책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46% 상호 관세가 발효될 경우를 대비해 기업과 근로자를 위한 지원 조치를 신속히 개발하고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베트남 정부의 이러한 드라이브는 단순한 숫자 목표가 아닌, 거시경제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경제 균형을 확보하겠다는 종합적인 전략에 기반하고 있다.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재정 적자를 GDP의 4~4.5%까지 확대할 준비가 돼 있으며, 국가 예산 수입을 15% 이상 증가시킬 계획이다. SSI 리서치(SSI Research)의 2025년 2월 전략 보고서는 “정부가 인프라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기 위해 높은 인플레이션과 재정 적자를 감수할 의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관세 리스크, 외교로 돌파구 모색
베트남 정부는 미국의 관세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는 11차례의 고위급 회의를 개최해 협상 전략을 검토했고, 또 람(To Lam) 공산당 서기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나눴다. 그 결과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세 정책에 대한 양자 협상 우선 대상 6개국에 포함됐다.
이러한 외교 노력은 투자자 신뢰와 거시경제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베트남 경제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비나캐피탈(VinaCapital)의 최근 보고서는 “베트남의 미국 수출이 올해 GDP 성장을 견인했지만, 2025년에는 인프라에 대한 정부 지출 증가, 부동산 시장 회복, 소비 등 국내 요인이 약 6.5% 수준의 경제 확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DI 쓰나미, 제조업이 이끈다
베트남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은 외국인 직접투자(FDI)다. 기획투자부(Ministry of Planning and Investment) 발표에 따르면 2025년 1월 한 달 동안만 43억3,000만 달러의 외국인 투자가 유입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6%나 급증한 수치다. 2025년 1~7월 누적 신규 등록 FDI는 100억3,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55.9%(56억1,000만 달러)가 가공 및 제조업으로 유입됐다.
2024년 통계를 보면 가공 및 제조 산업이 전체 투자 자본의 66.9%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2025년에도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기업들이 제조 전략을 다각화하면서 동남아시아, 특히 베트남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하나 마이크론(Hana Micron)과 미국의 암코르 테크놀로지(Amkor Technology)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첨단 산업 투자다. SK그룹(SK Group)은 반도체 제조 기업 아이에스씨비나(Iscvina Manufacturing)의 지분을 인수했고, 싱가포르의 ST 텔레미디어 글로벌 데이터센터(ST Telemedia Global Data Centres)는 베트남 VNG코퍼레이션(VNG Corporation)과 합작으로 호찌민시에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미국 사모펀드 KKR(Kohlberg Kravis Roberts)은 사이공 메디컬 그룹(Saigon Medical Group)의 지분을 인수하며 의료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제조업 성장의 구조적 요인
베트남 제조업의 강세는 우연이 아니다. 2024년 산업 부문의 부가가치 성장률은 전년 대비 8.32%를 기록했다.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한 가공 산업이 베트남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수출 돌파구의 ‘황금 열쇠’ 역할을 하고 있다. 2024년 전체 수출액은 4,055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의 경쟁력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첫째, 젊고 역동적인 노동력이다. 베트남의 중위연령은 32세로 한국(45세)이나 일본(49세)보다 월등히 젊다. 둘째,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다.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차이나 플러스 원(China Plus One)’ 전략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베트남은 최적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셋째, 전략적 지리적 위치다.동남아시아 중심부에 위치한 베트남은 역내 및 글로벌 시장 접근이 용이하다.
넷째,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정책이다.** 베트남은 행정 효율성 개선을 위해 정부 조직의 최대 20%를 감축하는 개혁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투자 활동을 저해한다는 빈번한 비판에 대응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정부의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베트남은 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주요 FTA의 수혜국이다.
인프라 투자, 성장의 버팀목
공공 투자는 2025년 베트남 경제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가속화하여 일자리 창출은 물론 관련 산업의 성장을 동시에 견인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라오까이(Lao Cai)에서 하이퐁(Hai Phong)의 락후옌역(Lach Huyen Station)까지 약 419km를 연결하는 철도 프로젝트다. 총 투자액이 203조 동(76억9,000만 달러)에 달하는 이 사업은 베트남 북부 물류망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획됐다.
재무부(Ministry of Finance)는 2025년 하반기 총 사회 투자가 1,110억 달러에 달하고, 소매 및 서비스 수익이 최소 13%, 총 무역량은 1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인프라 투자는 이동성과 전반적인 생산성을 향상시켜 추가 FDI를 유치하고 역내 새로운 상업 기회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재생에너지 부문에도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이다. 베트남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트렌드와도 부합하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금융 정책, 성장 엔진에 기름 붓기
베트남 국립은행(State Bank of Vietnam, SBV)은 2025년 신용 성장 목표를 16%로 설정했다. 이는 경제 엔진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된 적극적인 통화 정책이다. SBV는 거시경제 안정과 투자자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유연하고 효과적인 통화 정책을 시행하고, 인플레이션 통제와 환율 안정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산림, 수산, 목재 가공, 청년 주택 등의 분야를 우선시하는 장기 우대 신용 패키지도 마련됐다. 주요 상업은행들의 개시 환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2025년 7월 기준 베트남 금융 시장의 총 자산은 41조3,000억 동으로 GDP의 33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캔 반 룩 박사는 밝혔다.
자본 시장 개혁도 진행 중이다. 한국거래소(KRX) 거래 시스템 도입, 증권법 개정, 법령 155/2020 등의 핵심 이니셔티브가 자본 시장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에 상장된 84개 주요 기업의 수익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SSI 리서치는 예측했다.
수출 전략, 다각화가 핵심
베트남 정부는 포괄적인 정치적·경제적·외교적 조치를 통해 수출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중국 등 주요 교역국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기존 FTA의 혜택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수출 시장 다각화도 중요한 전략이다. 2025년 1~7월 베트남의 쌀 수출은 550만 톤으로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베트남 식품협회(Vietnam Food Association)의 도 하 남(Do Ha Nam) 회장은 7개월간의 강력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쌀 수출량이 800만 톤을 초과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후추 수출도 호조를 보여 같은 기간 14만5,046톤이 수출되며 수출액이 29.3% 급증했다.

낙관론 속 경계
8% 성장 목표가 야심차고 달성 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전문가들은 여러 도전 과제를 지적한다. 첫째, 미국 관세다46%의 상호 관세가 실제로 발효될 경우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전자제품, 섬유, 가구, 수산물 등 주요 수출 부문이 타격을 받으면 성장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둘째, 글로벌 경제 둔화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2024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3.2%로 전년의 3.3%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1~2019년 평균인 3.5%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고 글로벌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베트남이 강력한 수출 및 투자 성장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셋째, 국내 소비 부진이다. 내수 회복의 뚜렷한 조짐이 없어 경기 부양 조치의 효과가 감소하고 서비스 부문의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 베트남 경제가 수출 주도형 성장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제 기관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각각 6.3%와 6.1%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UOB은행(United Overseas Bank)은 6.6%에서 7%로, 씨티그룹(CitiGroup)은 6.6%에서 7%로, 메이뱅크(Maybank)는 7.3%로 상향 조정했다.
넷째, 제도적 병목 현상이다.경제 전문가들은 투자 환경에서 베트남의 매력을 감소시키고 기업 부문의 발전 공간과 동기를 창출하지 못하는 중요한 ‘병목’이라고 지적한다.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높은 투입 비용, 불균등하고 지속 불가능한 주문 회복, 노동력 부족, 낮은 생산성, 디지털화 및 녹색 전환에 대한 수요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섯째, 기후 변화다. 베트남은 기후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홍수, 태풍, 가뭄 등 자연재해가 경제 활동을 위협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기후 변화 적응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추가적인 재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문가 전망, 신중한 낙관론
경제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2025년 전망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낙관적인 시각을 보인다. 캔 반 룩 박사는 “국내외 긍정적인 성장 동력을 감안할 때 베트남은 7.5~8%의 GDP 성장률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경제정책연구소(VEPR)의 응우옌 꾸옥 비엣(Nguyen Quoc Viet) 부소장도 “공공 투자, 민간 투자, 수출입 활동, 투자 유치 등 성장 동력이 모두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UOB은행의 글로벌 경제 및 시장 리서치 유닛은 “제조업, 국내 소비, 관광업의 긍정적 추세를 감안할 때 8% 성장은 야심차지만 여전히 달성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은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 등 외부 리스크가 변수라고 지적했다. 재무부는 8.3~8.5%의 대담한 경제 성장 시나리오를 제안했으며, 이는 팜 민 찡 총리의 승인을 받았다. 이 목표는 다음 해 두 자릿수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판단됐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더욱 자신감을 표명하고 있다. 하노이(Hanoi) 출신의 호앙 반 꾸옹(Hoang Van Cuong) 의원은 5월 8일 “1분기 GDP 성장률이 6.93%로 강력한 출발을 보였으며, 농업·산업·서비스 부문이 균형 잡힌 성과를 보였다”며 “베트남은 8%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의 기회와 과제
베트남의 8% 성장 목표는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024년 싱가포르의 베트남 수출은 163억 싱가포르달러로 20.2% 증가했고,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은 67억 싱가포르달러로 43%나 급증했다. 한국은 베트남의 주요 투자국이자 교역국으로,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대규모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등 한국의 주력 산업 분야에서 베트남은 전략적 생산 거점이자 성장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첨단 기술 이전, 고급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자에게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질적 고도화 전략과도 부합한다. 하노이 인민위원회 결의안 17/2025/NQ-HDND호에 따르면 연구개발(R&D), 기술 이전, 고품질 인력 교육 분야의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조건과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리스크 관리도 강조한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베트남에 발효될 경우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둔 한국 기업들도 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과의 경쟁 심화, 베트남 내 인프라 제약, 복잡한 행정 절차와 불투명한 규제 환경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진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시아 호랑이의 탄생하나?
베트남의 8% 성장 목표는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다. 이는 FDI 급증, 제조업 강세, 인프라 투자 확대, 적극적인 통화 정책, 전략적 수출 다각화 등 다층적인 성장 동력에 기반한 종합적 전략이다. 2024년 7.09%의 성장으로 역내 최고 성과를 낸 베트남이 올해는 더욱 공격적인 목표로 ‘아시아의 새로운 호랑이’ 반열에 오르려 하고 있다.
물론 도전 과제는 만만치 않다. 미국의 46% 관세, 글로벌 경제 둔화, 국내 소비 부진, 제도적 병목 현상, 기후 변화 등이 성장 경로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 관세 문제는 베트남 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협상이 결렬되면 8% 목표는 물론 6%대 성장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의지, 젊고 역동적인 인구 구조, 전략적 지리적 위치, 주요 FTA 네트워크,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되는 FDI 유입을 감안하면 7% 중반 이상의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8%가 다소 낙관적이라 하더라도, 베트남이 동남아 최고의 성장 엔진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한 베트남 정부 관계자는 “과학기술과 혁신이 우리 경제 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며 “현대적이고 투명하며 책임 있는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강력한 혁신 생태계, 디지털 시대에 대비한 창의적이고 적응력 있는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첨단 기술 산업, 스마트 농업, 물류, 지속 가능한 관광 등 상당한 경쟁 우위를 보유한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지속적인 개혁, 효과적인 협상, 정부·기업·사회의 집단적 결단력을 통해 베트남이 장기적이고 고품질의 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그리고 1980년대 한국·대만·싱가포르가 그랬던 것처럼 진정한 ‘아시아의 새로운 호랑이’로 부상할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