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찌민(Ho Chi Minh City)이 시민 1인당 1개의 전자 건강 기록부, 이른바 ‘건강 여권(Health Passport)’을 보유하는 디지털 의료 혁신에 나선다. 9일 호찌민시 보건국에 따르면, 시 당국은 시민들이 평생 자신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의료기관 방문 시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전자 건강 시스템 구축을 본격화한다.
응우옌 반 빈 쩌우(Nguyen Van Vinh Chau) 호찌민시 보건국 부국장은 지난 8일 열린 스마트 의료 전시회에서 “시민들이 발병 후에만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니라, 평생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번 앱(App)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호찌민시 내 비감염성 질환의 증가와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건강 여권’이 도입되면 환자가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발생하는 과거 병력, 검사 결과, 치료 과정 등이 소프트웨어에 자동으로 저장된다. 의료진은 이 통합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가장 정확한 처방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스마트 워치 등 휴대용 기기와 연동해 심박수와 혈압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이상 징후가 포착될 경우 사용자에게 조기 경고를 보내 위급 상황을 방지하는 기능도 탑재된다.
이번 조치는 최근 호찌민 시민 1만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당시 검진 결과, 전체의 63% 이상이 전문적인 추적 관찰과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혈압, 당뇨 등 자각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쉬운 만성질환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암 의심 환자 341명이 발견되어 즉시 상급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수백 명의 심혈관, 안과, 부인과 질환자도 확인됐다. 소아과 분야에서는 선천성 심장병과 비만 아동이 다수 발견되기도 했다.
호찌민시는 원격 의료 서비스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바쁜 직장인이나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주민들이 병원을 직접 찾지 않고도 의사와 상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레 쯔엉 지앙(Le Truong Giang) 호찌민 공중보건협회 회장은 “디지털 시스템은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 식습관과 운동 등 스스로 건강을 챙기려는 시민들의 주도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