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정학적 리스크로 얼어붙었던 글로벌 금융 시장이 미국과 이란의 전격적인 휴전 합의 소식에 환호하며 폭등했다. 9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는 5주간 이어진 양국의 무력 충돌이 멈추고 에너지 공급망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사상 유례없는 상승장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84포인트(2.9%) 급등하며 장중 내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2.6%, 3.3% 상승하며 시장의 공포를 씻어냈다. 특히 그간 지정학적 불안에 짓눌렸던 엔비디아, 아마존 등 빅테크주들이 3% 이상 반등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시장을 움직인 결정적 도화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발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이란으로부터 10개 항의 제안을 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2주간 모든 공격 활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휴전의 핵심 조건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이다.
이란 역시 즉각 화답했다. 이란 외무장관은 “국가최고안보회의가 2주간의 해협 개방에 동의했다”며 “모든 공격이 중단된다는 전제하에 이란 무장 세력과의 공조를 통해 선박 통행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역시 이번 휴전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중동의 전운은 급격히 가라앉는 모양새다.
전쟁 위기 속에 치솟았던 국제 유가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17% 이상 폭락한 배럴당 93.42달러까지 떨어졌고, 브렌트유 역시 16% 넘게 하락하며 91달러선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엑손모빌(-7%), 쉐브론(-6%) 등 에너지주들은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의가 단순한 일시 정지를 넘어 항구적인 평화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 물질 제거와 대(對)이란 제재 해제 및 관세 인하까지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고 밝히면서, 대규모 경제 협력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