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증시가 각종 호재에 힘입어 사상 최대 점수 상승폭을 기록하며 화끈한 불을 뿜었다. 9일 호찌민 증권거래소(HOSE)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VN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9포인트 이상 폭등한 1756.55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베트남 증시 역사상 하루 동안 오른 점수로는 가장 큰 수치다.
이날 시장은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을 확대하며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거래대금 역시 폭발하며 호찌민 거래소의 결제 대금은 30조 4,000억 동(약 1조 6,500억 원)을 돌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베트남 증시의 이머징 마켓 승격 확정 소식과 ‘금융·조직통’ 레 민 흥(Le Minh Hung) 총리 체제의 경제 개혁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수의 기록적인 폭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나홀로 매도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 동안 전체 시장에서 6,690억 동을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를 점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권인 빈그룹(VIC)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외국인은 이날 빈그룹 주식을 약 1조 2,000억 동(약 650억 원)어치나 팔아치웠다. 대부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군대은행(MBB, 3,010억 동), 비엣콤뱅크(VCB, 2,110억 동), HD은행(HDB, 1,080억 동) 등 주요 은행주들도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외국인은 화팟그룹(HPG)은 3,320억 동 규모로 순매수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FPT(1,170억 동), ACB은행(850억 동), 테콤뱅크(TCB, 730억 동) 등은 외국인 장바구니에 담겼다.
현지 증권사 관계자는 “지수가 역대급 상승 기록을 세웠음에도 외국인이 대형 블루칩인 빈그룹 등을 대거 처분한 것은 개별 기업의 리스크 관리나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국내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충분히 받아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베트남 증시가 이 기세를 몰아 2000선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