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부 랑선(Lang Son)성의 험준한 산악 지대에서 구글 지도를 따라 이동하다 조난당한 오스트리아인 관광객이 현지 주민들의 도움으로 하루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4일(현지시간) 랑선성 쑤언즈엉(Xuan Duong)현 라이한(Lai Han) 마을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새벽 한 외국인 남성이 탈진한 상태로 마을 민가에 나타나 도움을 요청했다.
사건은 지난 3월 31일 오후 3시경 시작됐다. 다낭(Da Nang)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여행 중이던 이 관광객은 구글 지도의 안내를 따라 이동하다 라이한 마을 인근의 깊은 숲속으로 잘못 진입했다. 가파른 경사로에서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한 그는 자력으로 탈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결국 오토바이를 버려둔 채 숲을 헤매다 이튿날 새벽 마을 주민 찌에우 반 호이(Trieu Van Hoi) 씨의 집을 찾아냈다.
발견 당시 이 관광객은 몸 곳곳에 찰과상을 입고 매우 수척한 상태였다. 언어가 통하지 않자 그는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 소통을 시도했으며, 간절한 마음을 담아 호이 씨 앞에서 무릎을 꿇고 도움을 호소했다. 글을 읽지 못했던 호이 씨는 즉시 마을 이장에게 보고했고, 마을 주민들은 조난자에게 음식과 휴식처를 제공하며 안정을 도왔다.
사건 소식을 접한 랑선 지역의 오프로드 전문가 호앙 랑 후이(Hoang Lang Huy) 씨가 현장으로 출동해 계곡 아래로 추락한 오토바이를 인양했다. 후이 씨는 조난당한 관광객을 자신의 차에 태워 랑선 시내를 구경시켜준 뒤, 귀국 일정에 늦지 않도록 지난 2일 하노이(Hanoi) 노이바이 국제공항까지 직접 바래다주었다. 오토바이 대여 업체 측은 추가 사고를 우려해 해당 관광객에게 차량 재대여를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는 구글 지도를 맹신하다 오지에 고립되는 외국인 관광객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25년 10월에도 네덜란드인 관광객 2명이 꽝찌(Quang Tri)성 산악 지대에서 길을 잃었다가 빗속을 뚫고 출동한 공안과 주민들에 의해 구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구글 지도가 지형의 험난함을 고려하지 않고 최단 거리만을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산악 지대를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세 가지 안전 수칙을 당부했다. 첫째, 오후 5시 이후에는 낯선 길을 이동하지 말 것. 둘째, 길을 잃거나 차량이 빠졌을 경우 억지로 이동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대기할 것. 셋째, 구글 지도보다는 현지 주민에게 길을 묻거나 가이드를 동행할 것 등이다. 이번 사건은 베트남 주민들의 따뜻한 도움 덕분에 비극을 피할 수 있었던 사례로 기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