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엔비디아(Nvidia)의 첨단 인공지능(AI) 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우회하려 한 혐의로 싱가포르 테크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기소됐다. 3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CNA)와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 수사 당국은 아페리아 인터내셔널(Aperia International)의 CFO 제니 림(Jenny Lim, 51)을 허위 진술을 통한 사기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림 CFO는 지난 2024년 당시 CEO였던 앨런 웨이 자룬(Alan Wei Zhaolun, 50), 영업 부문장 아론 운 구오지에(Aaron Woon Guo Jie, 41)와 공모해 델(Dell) 테크놀로지를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서버를 구매하면서 실제 최종 사용자가 아페리아 인터내셔널인 것처럼 허위 보고했으나, 해당 장비는 이후 말레이시아로 수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서버에 고성능 컴퓨팅과 AI 구현에 필수적인 엔비디아 칩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웨이 전 CEO와 운 부문장은 지난 2025년 2월 싱가포르 경찰과 세관의 합동 단속 과정에서 체포된 바 있다. 이번 기소는 싱가포르 내 중개업체를 통해 미국의 수출 통제를 피해 중국으로 첨단 칩을 불법 유입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의 일환이다.
이번 단속은 지난 2025년 1월 중국 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무료 AI 도구를 출시하며 미국 테크주 시가총액 약 1조 달러를 증발시킨 사건 이후, 미국의 수출 통제 우회 여부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시작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기소된 림 CFO는 현재 35만 싱가포르 달러(약 27만 2,3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상태이며, 오는 5월 22일 공판 전 심리가 예정되어 있다. 싱가포르 당국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첨단 기술의 불법 유통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미국의 기술 통제가 어떻게 위반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