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간 수십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베트남 복권 산업의 핵심 주역인 거리 판매원들이 정작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인 ‘3무(無)’ 상황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법조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찌민시 변호사협회 소속 응우옌 딩 테 변호사는 거리 복권 판매원들이 근로계약서와 의무 보험, 작업 안전 보호 장치가 전혀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 남부 지역 21개 복권 회사는 2025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10.6% 증가한 155조 5,000억 동(약 6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국가 예산에 기여하는 금액만도 약 52조 동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화려한 실적 뒤에는 하루 12~16시간을 길거리에서 보내는 판매원들의 불안정한 삶이 자리 잡고 있다. 현행법상 이들은 비등록 독립 상업 활동 종사자로 분류되어 공식적인 유통 시스템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거리 판매원들이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2019년 노동법상의 근로 관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들은 고정 급여 대신 판매 실적에 따른 약 10%의 수수료를 받으며, 근무 시간이나 장소를 스스로 결정해 회사의 직접적인 지휘나 통제를 받지 않는다. 무엇보다 판매되지 않은 복권을 직접 사들여야 하는 등 모든 사업적 위험을 본인이 전적으로 부담한다는 점이 일반 근로자와의 결정적인 차이다.
이러한 법적 지위의 부재는 사회 안전망 결여로 이어진다. 거리 판매원들은 의무적인 사회보험이나 의료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으며, 사고나 강도, 사기 등의 범죄에 노출되더라도 복권 회사나 상급 대리점으로부터 어떠한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이들에 대한 지원은 대부분 일시적인 자선 활동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테 변호사는 국가 재정에 크게 기여하는 이들을 위해 별도의 보호 메커니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결책으로 ‘특수 관계 근로자’ 또는 ‘개인 소매 대리인’ 모델을 도입해 표준 계약서와 사고 보험 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복권 산업 세전 이익의 1~2%를 복지 기금으로 조성해 판매원들의 의료 및 위험 수당을 지원하고, 이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나 협회를 설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